김민영기자
지난해 독일에서 파산한 기업 수가 20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 할레경제연구소(IWH)가 8일(현지시간) 밝혔다.
AP연합뉴스
IWH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작년 독일 기업 파산 건수가 1만7604건으로, 2005년 이후 최대치라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과 비교해도 지난해 파산 건수는 약 5% 더 많았다.
기업 파산으로 인해 지난해 약 17만 개의 일자리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부문에서 약 6만2000개의 일자리가 파산의 영향을 받아 피해 규모가 가장 컸다.
IWH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유지됐던 저금리 정책과 대규모 정부 지원이 종료되면서 그동안 억눌려 있던 기업 파산이 2022년 이후 한꺼번에 현실화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IWH의 파산 담당자인 슈테펜 뮐러는 이러한 '후행 효과'는 점차 약화하고 있다며 "현재의 높은 파산 건수는 독일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어려움을 점점 더 분명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영컨설팅업체 팔켄슈테크의 요나스 에크하르트는 올해 대기업 파산이 15~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여전히 높은 에너지 가격과 인건비, 과도한 관료주의로 인한 행정 비용 부담을 언급하며 "지금의 파산 증가는 일시적 경기 침체의 결과가 아니라 독일 경제의 구조적 붕괴를 가리킨다"고 주장했다.
독일 경제는 2023년 -0.3%, 2024년 -0.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02~2003년 이후 21년 만에 두 해 연속 역성장을 겪었다. 지난해 역시 성장률이 0% 안팎에 머물렀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3월 신규 부채를 엄격히 제한해온 기본법(헌법)을 개정해 향후 12년간 인프라 투자에 5000억유로(약 847조원)를 투입하고 국방비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채 금리만 상승했을 뿐, 실질적인 경기 부양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