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금 500만원까지 잔액 활용 허용…2026년 예산 집행지침 개편

2026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
보조사업, 상습체불사업주 참여 배제키로

올해 예산 집행지침이 국고보조사업 집행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 확대, 취약계층 근로자 보호, 정부·공공기관의 재정집행 책임성 강화를 핵심으로 개편된다.

기획예산처는 5일 이런 내용의 '2026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을 각 부처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집행지침은 각 부처 예산집행 공무원이 준수해야 하는 표준 규범으로, 감사 과정에서 예산집행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정부는 이번 지침 개정을 통해 국고보조사업 집행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예산 절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한편 재정 운용의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국고보조사업 집행 과정에서 지자체의 자율성이 대폭 확대된다. 지자체가 자체 노력으로 국고보조사업 예산을 절감한 경우, 해당 집행 잔액을 기존보다 넓은 범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집행 잔액이 50만원 미만일 때만 동일 부문 내 다른 사업에 사용할 수 있었으나, 내년부터는 기준을 500만원 미만으로 상향한다.

사용 가능 범위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동일 부문'에서 '동일 분야'로 확대하고, 1회계연도 내에 완료되는 한시적 신규 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고보조사업 예산 절감에 대한 지자체의 유인을 높이고, 현장 여건에 맞는 탄력적 집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기근 차관, 확대간부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이 2일 KT&G 임시집무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1.2 [기획예산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취약계층 근로자 보호를 위한 장치도 새로 도입된다. 각종 보조사업에서 상습체불사업주의 참여를 배제하고, 보조금 지원도 제한할 수 있도록 지침에 명시했다. 상습체불사업주는 최근 1년간 3개월분 이상 임금을 체불했거나 5회 이상 임금 체불을 하고 체불 총액이 3000만원 이상인 사업주를 의미한다. 아울러 원거리 근무지 파견이나 발령에 따른 이전비 지급, 관사 배정 등에서 저연차 직원이 불합리하게 차별받지 않도록 개선 내용을 반영했다.

정부·공공기관의 재정집행 책임성과 효과성도 강화한다. 국가공무원 당직 제도 개편에 따라 절감되는 당직비 예산은 원칙적으로 불용 처리하도록 하고, '인공지능(AI) 당직민원시스템 도입' 등 당직 개편과 직접 관련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출연기관의 결산잉여금 관리도 엄격해져, 퇴직급여충당금 부족 기관은 결산잉여금의 80% 이상을 퇴직급여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이는 기존 70%에서 상향된 것이다.

이와 함께 출자금과 사업출연금의 집행 잔액 처리 절차를 구체화해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인다. 정책 목적을 달성했거나 사업 여건 변화로 집행 필요성이 낮아진 출자금은 기획예산처와 활용 방안을 협의하도록 했으며, 비연구개발 사업의 출연금 잔액과 이자 수입 처리도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수입대체경비의 경우에도 초과 수입이 발생하면 해당 수입과 직접 연계되고 사업 목적에 부합하는 경우에만 초과 지출을 허용하도록 관리 기준을 강화했다.

정부는 "지속적인 집행지침 개선을 통해 예산 집행 과정의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한정된 재원이 정책 목적에 맞게 사용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중부취재본부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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