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앤파트너스, 화장품 용기기업 창신 인수 마무리

2024년 740억원 매출과 173억원 영입이익 기록
‘해외 Z세대 중심으로 K뷰티 열풍 이제 막 시작돼’

사모펀드(PEF) 운용사 아크앤파트너스가 37년 역사의 화장품 용기 제조기업 창신을 인수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K뷰티의 연관 밸류체인인 용기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크앤파트너스는 최근 잔금 납입을 완료하며 화장품 용기 제조·유통기업 창신의 인수를 마무리했다. 인수 과정에서 평가된 창신의 기업가치는 2000억 초중반대로 아크앤파트너스는 회사 지분의 대부분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에 설립된 창신은 국내외 주요 화장품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24년 기준 740억원의 매출과 1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5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66% 급증했다. 2025년 상반기에만 120여억원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을 달성했다.

최근 해외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K뷰티 열풍을 이끌고 있는 인디 스킨케어 브랜드들을 핵심 고객사로 확보했고, 해외 인디 브랜드들까지 고객사로 늘려나가며 몇 년 새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이번 인수로 창신은 HR·비즈니스 솔루션 리멤버(2021년), 패션 편집샵 카시나(2022년), 생활 서비스 플랫폼 숨고(2024년), AI 업스킬 스타트업 팀스파르타(2025년)에 이어 아크앤파트너스의 다섯 번째 포트폴리오가 됐다.

아크앤파트너스는 창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고객들의 니즈를 더욱 빠르고, 적극적으로 만족시켜 나갈 계획이다.

아크앤파트너스는 지금껏 크게 두 가지 기준으로 투자 대상을 선정해 왔다. 첫 번째 기준은 기존 산업의 디지털 및 AI 전환을 이끌 수 있는 기업이고, 두 번째 기준은 인구구조의 변화로 수혜를 입을 기업이다.

리멤버와 숨고, 팀스파르타 투자는 첫 번째 기준에 따른 투자였고, 이번 창신 인수는 인구구조와 소비지형의 변화라는 기준에 따른 투자였다는 게 아크앤파트너스의 설명이다.

아크앤파트너스는 주요 해외국가들의 인구구조 및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앞으로 K뷰티가 훨씬 더 큰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K뷰티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아직 3.5%에 그치는 상황에서 미국, 유럽, 일본의 Z세대(Gen Z; 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들이 본격적으로 K뷰티의 소비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K뷰티의 글로벌 점유율이 앞으로 최소 2배 이상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핵심 성장 업종(화장품 브랜드)의 성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함께 성장하는 연관 업종(화장품 용기 제조업)에 투자해 수익을 거두는 픽앤셔블(Picks and shovels·곡괭이와 삽) 전략 역시 이번 창신 인수의 배경으로 꼽힌다.

아크앤파트너스 관계자는 "K뷰티의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인디 브랜드를 주요 고객사로 갖고 있는 창신이야말로 K뷰티 브랜드들의 성장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연관 기업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크앤파트너스는 그동안 개별 벤처캐피털이 투자하기에는 규모가 크지만, 대형 사모펀드가 투자하기에는 규모가 작아 '투자 공백지대'에 놓여 있는 중간 규모 스타트업과 강소기업들을 주된 투자 대상으로 삼아왔다. 이런 기업들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고속 성장시켜 매각하는 그로쓰 바이아웃(Growth Buyout) 전략을 펼쳐왔다. 창신 역시 이 같은 규모에 해당하는 기업이라는 설명이다.

IB업계에서는 아크앤파트너스가 창신의 용기 제품군을 확장하거나, 고객사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 동종·연관업계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하는 볼트온 전략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성민 아크앤파트너스 대표는 "아크의 오퍼레이션 파트너들은 제조업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경영진들"이라며 "이외에도 다양하고 깊은 제조업 경험을 갖고 있는 훌륭한 경영진 풀을 갖추고 있어 창신의 성장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마케팅부 정진 기자 peng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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