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형기자
전 세계 주요 리튬 매장국 중 하나인 칠레에서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의 핵심 소재인 리튬 개발을 위한 대형 합작사가 출범한다.
칠레 아타카마 염호 습지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칠레 국영 코델코(Codelco)와 민간 광산 기업 SQM은 리튬 개발을 위한 자회사인 미네라 타라르(Minera Tarar)와 SQM 살라르(SQM Salar) 간 합병을 통해 '노바안디노 리튬(NovaAndino Litio)'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코델코와 SQM은 성명에서 "이번 파트너십은 코델코와 SQM 간 공공·민간 협력을 구체화한 것"이라며 "칠레 산업계에서 역사상 가장 중요한 거버넌스 결합 사례"라고 했다.
노바안디노 리튬은 살라르 데 아타카마(아타카마 염호)에서 리튬 탐사, 채굴, 생산 및 판매 활동을 수행할 예정이다. 2031년부터 본격적으로 채굴을 개시해 2060년까지 30년 동안 관련 업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협정으로 2030년까지 신규 생산으로 발생하는 영업 이익의 약 70%, 2031년부터는 이익의 85%가 칠레 정부에 귀속된다.
칠레는 볼리비아·아르헨티나와 더불어 이른바 '리튬 삼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국가다. 매장량은 전 세계 상위권이며, 생산량은 호주와 함께 '빅2'로 꼽힌다.
리튬은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전제품 등 제조에 필수 소재다. 칠레 정부는 앞서 2023년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에서 발표한 '국가 리튬 전략'을 통해 국영 기업과 민간 업체 간 협력을 기반으로 리튬 개발을 하도록 했다. 이번 합병도 국가 리튬 전략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델코와 SQM은 지난해 5월 큰 틀에서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합병 과정에서는 중국 측 반발이 있었다. SQM 지분 22%를 보유한 중국 톈치 리튬(Tianqi Lithium)은 "SQM 살라르의 자산 양도를 명시한 관련 계약은 주주총회 의결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1·2심에서 텐치 리튬은 모두 패소했다. 결국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지난달 코델코 자회사와 SQM 자회사 간 협정 이행을 위한 사전 승인을 하면서 갈등은 마무리됐다.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당 지역 내 리튬 개발 사업에 진출한 다른 국가들의 경쟁 당국으로부터도 협정 승인을 받았다고 코델코는 전했다. 또 협업의 하나로 SQM은 마리쿤가 염호(Salar de Maricunga) 내 모든 광업권을 코델코에 양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