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즐겨 먹던 소녀의 사망…장에서 나온 '6ℓ' 물질 봤더니

초가공식품 위주 식단으로 장폐색
장에 쌓여있던 대변 부유물 6ℓ 빼내
장협착 수술 받은 후 합병증으로 숨져

5년 넘도록 패스트푸드 등 이른바 '정크푸드'를 과다 섭취한 인도의 16세 소녀가 장 협착 수술 후 합병증으로 숨졌다. 소녀의 사망 원인을 둘러싸고 여러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는 소녀의 잘못된 식습관이 건강을 급격히 악화시켰을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NDTV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州)에 살던 16세 소녀 아하나는 지난 19일 뉴델리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았으나 이틀 뒤인 21일 끝내 숨졌다.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소녀는 살모넬라 타이피균 감염에 의한 감염 증상인 장티푸스를 앓고 있었으며, 장에 천공이 생겨 수술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아하나는 이에 앞서 지난 3일 지역의 개인 병원에서 장 협착 수술을 받았으며, 의료진은 소녀의 장에 쌓여 있던 6ℓ에 달하는 대변 부유물을 빼냈다. 이어 1주일 넘게 입원했다 퇴원했지만, 장티푸스와 결핵 등 여러 합병증이 겹쳐 대형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치료 도중 심정지로 숨졌다.

아하나의 가족은 그가 "5~6년 동안 집밥은 거의 먹지 않고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었다"면서 "이러한 식습관이 사망 원인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식습관 외에도 장 협착 수술, 감염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델리 시르 강가람 병원의 소화기내과 전문의인 피유시 란잔 박사는 "패스트푸드 섭취 자체가 아니라 소녀의 잘못된 식습관으로 장 건강이 급격히 악화한 것이 사망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소녀는 장 폐색이 장 파열로 이어졌는데, 장 폐색은 소장 및 대장이 막혀 음식물과 소화액, 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한 채 축적돼 문제를 일으키는 현상"이라며 "음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장 폐색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패스트푸드 등 초가공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장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는 꾸준히 나온다. 세계 질병 부담 보고서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섭취를 포함한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은 매년 약 1100만명의 조기 사망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 환자가 2017~2021년 5년 새 41%나 급증했다.

크론병의 원인으로는 미코박테리아 감염, 소화관 내 세균에 대한 과잉 면역 반응, 유전적 영향 등이 꼽히지만, 최근의 발병 추세를 살펴보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1인 가구가 패스트푸드 등 초가공 식품을 과잉 섭취하는 경향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크론병은 15~35세 사이의 젊은 층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크론병 환자는 지방이 많은 육류 및 유제품, 알코올, 커피, 탄산음료 등의 섭취를 피해야 한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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