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가 미국에서 협상 후 돌아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드미트리예프 특사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미국 대표단과 협상한 결과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협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브 윗코프 특사는 "생산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드미트리예프 특사의 보고 내용이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의 제안을 수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지난 20∼21일 마이애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윗코프,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 미국 측 대표와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 개정안을 논의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을 마련한 뒤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각각 접촉한 데 이어 이달 중순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우크라이나, 유럽 대표단과 만나 그들의 의견을 반영해 계획을 수정한 바 있다.
당초 미국의 계획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영토를 러시아에 양보하는 등 러시아의 입장이 대거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크게 반발했다. 영토와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문제는 여전히 핵심 쟁점이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미국이 유럽과 우크라이나로부터 받은 '신호들'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으로부터 유럽, 우크라이나와의 협의 결과 내용을 얻는 것"이라며 "이러한 협의 결과가 '앵커리지 정신'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앵커리지 정신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정상회담 했을 때 합의한 내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앵커리지 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으면서 해당 내용이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 합의안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마이애미 협상이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이는 작업 과정이다. 우리는 전문가 수준에서 상당히 세심한 작업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