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선도함 사업방식이 지명경쟁 방식으로 결정됐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경쟁해야 하는데, '보안 감점'이 적용된 HD현대중공업이 수주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22일 방위사업청은 국방부에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국가계약법'에서 정한 일반적 원칙 준수와 사업참여 기회 부여 등이 가능한 지명경쟁 방식을 통해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수행업체를 결정하기로 사업추진방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당초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수의계약과 경쟁입찰을 놓고 대립해왔다. 함정 건조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진행만큼 관례대로 상세설계까지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6000t급 이지스 구축함 6척 확보를 목표로 하는데, 수의계약 방식을 택할 경우 해군이 운용 중인 광개토대왕급 구축함(DDH-I) 3척 등 퇴역 시기에 맞춰 전력화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화오션은 경쟁입찰을 주장해왔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입찰 공고 단계부터 순차적으로 경쟁해 최종 사업권을 따내는 방식이다. 경쟁입찰을 진행하면 HD현대중공업은 '보안 감점'이 적용돼 불리해진다. HD현대중공업은 내부 직원들이 KDDX 기본 설계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의 개념설계 자료를 몰래 촬영해 유출해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으로, 2026년 12월까지 보안 감점이 연장된 상황이다.
그동안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에 공동개발로 결론 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KDD 사업자 선정이 공동개발로 결론 날 경우 선도함 2대를 동시 발주해 각각 건조하게 된다. 이 방식을 채택하면 후속함 건조 등 추가 소요 발생 시 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군사 기밀을 빼돌려서 처벌받은 곳에 '수의 계약을 주느니 마느니 하느냐'는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던데, 그런 것 잘 체크하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공동개발을 할 경우 추후 갈등의 불씨가 부담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방사청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정거래법상 '담합' 소지가 있는지 유권해석을 의뢰했지만, 공정위는 '사후 판단할 문제'라는 취지로 답변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갈등의 불씨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명경쟁입찰 방식은 산업통상자원부가 KDDX 생산 능력을 갖춘 방산업체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복수 지정했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 법적 논란 부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