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서인턴기자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출생 당시 몸무게가 328g에 불과했던 극초미숙아가 약 6개월간의 신생아 집중 치료를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300g대 초미숙아의 생존 자체가 극히 드문 상황에서 의료진과 가족의 헌신이 기적을 만들어내며 감동을 전하고 있다.
328g으로 태어난 이유주 양의 출생 100일 당시의 모습.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출생체중 328g으로 태어난 이유주 양이 191일간의 신생아 집중 치료를 마친 뒤 체중 약 4㎏으로 지난 19일 퇴원했다고 22일 밝혔다.
유주는 태아 성장 지연으로 사산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에서 지난 6월12일 임신 26주 만에 응급 제왕절개로 태어났다. 출생 직후부터 극도의 저체중과 장기 미성숙으로 인해 고난도의 치료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일반적으로 출생체중이 1㎏ 미만인 미숙아는 각종 합병증 위험이 높으며 체중이 작을수록 질환 발생 빈도와 중증도도 함께 증가한다. 특히 300g대 극초미숙아는 혈관 확보나 검사 채혈조차 쉽지 않고 빈혈·호흡부전·감염 위험이 극도로 높아 치료 난도가 가장 높은 환자군으로 분류된다.
병원 측은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의료진의 집중 치료와 부모의 헌신적인 돌봄이 이어지면서 유주가 점차 회복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주는 지난 9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백일잔치를 치를 만큼 건강을 회복했고 이후에도 여러 고비를 넘기며 상태가 안정됐다.
체중이 약 4㎏까지 증가한 유주는 자가 호흡과 수유가 가능해지면서 마침내 의료진의 축하 속에 퇴원하게 됐다.
유주의 부모는 "출생 당시에는 너무 위중해 기쁨보다 슬픔이 컸다"며 "의료진이 정성껏 돌봐주시고 유주도 의지를 갖고 살아줘서 너무 고맙다. 앞으로는 아프지 않고 자라줬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발표된 제3차 신생아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출생체중 500g 미만 신생아의 생존율은 26.1%에 그친다. 300g대 극초미숙아의 생존율은 1%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정지은 대구가톨릭대병원 모아센터장은 "300g대 극초미숙아가 스스로 호흡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의료진 모두가 자연스럽게 최선을 다하게 된다"며 "극초미숙아 생존을 지역 의료 현장에서 이뤄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