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인도에서 가장이 아내와 두 딸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해 현지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슬람 전통 복장인 부르카(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 픽사베이
현지 언론 NDTV는 18일(현지시간) 우타르프라데시주에 거주하던 남성 파루크가 배우자와 미성년 딸 둘을 살해하고 시신을 자택 마당에 숨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파루크는 평소 아내 타히라에게 이슬람 전통 의복인 부르카 착용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그는 외출 시 신체 대부분을 가리는 복장을 고집하게 했으며, 얼굴이 드러나는 사진 촬영이나 공식 신분증 발급조차 18년 동안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인이 집을 찾을 때도 아내와의 접촉을 제한하는 등 생활 전반을 통제해 왔다는 진술이 나왔다.
타히라는 이러한 상황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고, 부부는 복장과 외출 문제를 두고 반복적으로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파루크가 아내가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은 채 친정에 다녀온 일을 자신의 체면이 손상된 사건으로 받아들였다고 보고 있다.
사건은 지난 10일 자정 무렵 발생했다. 파루크는 집 안에서 아내와 다툰 뒤 범행을 저질렀고, 소리를 듣고 나온 두 딸도 차례로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그는 화장실 공사를 위해 미리 파놓았던 마당의 구덩이에 세 사람의 시신을 옮겨 묻고 바닥을 덮어 외부에서 알아보기 어렵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며칠 동안 며느리와 손주들이 보이지 않자 파루크의 아버지는 행방을 물었지만, 파루크는 명확한 답을 피하며 다른 곳에 머물고 있다고 둘러댔다. 이를 수상히 여긴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파루크로부터 범행을 시인받았고, 그의 진술에 따라 자택 마당을 수색해 시신을 발견했다. 현장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권총과 탄약도 함께 확보됐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밝히기 위해 추가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가정 내 폭력과 강압적 통제가 비극으로 이어진 배경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