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기자
올해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서울에서 3600여 가구의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다. 일부 단지는 벌써부터 분양권에 웃돈(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그러나 대출 규제 여파로 매수자들의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실제 '플피(플러스 프리미엄)' 거래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창경궁롯데캐슬시그니처 조감도. 사진제공 롯데건설
20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서울에서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리는 아파트는 6개 단지, 3628가구(일반분양 물량)다.
이달에는 영등포구 e편한세상당산리버파크(111가구)를 시작으로 노원구 서울원아이파크(1856가구), 금천구 한신더휴하이엔에듀포레(78가구), 강서구 힐스테이트등촌역(274가구), 성북구 창경궁롯데캐슬시그니처(509가구) 등 5개 단지의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렸다. 내년 1월에는 상봉동 더샵퍼스트월드 일반분양 물량 800가구가 전매제한 해제를 앞두고 있다.
일부 단지들의 경우 분양권을 사려면 수억원 상당의 웃돈을 내야 한다. 서울원 아이파크 분양권은 최대 3억원이 넘는 프리미엄이 붙었다. 국민평형인 전용 84㎡(34평형) 분양권 매물은 17억2300만원으로, 분양가보다 3억5000만원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전용 72㎡ 분양권은 프리미엄 3억원이 붙은 14억595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 13일부터 전매제한이 풀린 힐스테이트등촌역도 2억원 가까이 웃돈이 붙었다. 전용 84㎡ 분양권은 프리미엄 1억7000만원이 붙은 15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직 시장에 나온 매물은 1건 뿐이지만,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3억원 상당의 웃돈을 얹는 조건으로 매도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 분양권 전매가 해제된 창경궁롯데캐슬시그니처도 3억원대의 프리미엄 거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주택 공급 감소 여파에 분양권 가격은 상승 중이다. 10·15 대책 이후 갭투자 매물이 사라지고, 갈아타기를 계획했던 매도 희망자들도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실거주 가능한 매물이 줄었다. 그러나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고강도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잔금 마련을 위한 대출 여력이 줄어든 탓이다.
이달 전매제한이 풀린 단지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 희망 가격의 괴리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 인근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도자들은 최소 1억원의 차익을 기대하다보니 양도소득세를 감안해 3억원대까지 프리미엄을 고려하고 있다"며 "반면 매수자들은 1억원 이상은 가격이 부담스럽다며 거래를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원아이파크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분양권 매수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면서도 "매수자와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대 차이가 커서 거래가 활발하게 성사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매매 물량 감소 여파로 분양권 거래 건수 자체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도 "입지 선호도와 동기간 일대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비교했을 때 현재 프리미엄 가격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선호 입지는 매수자와 절충을 통해 프리미엄 가격이 낮아진 형태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