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물 잘못 내렸다가…감염병 위험 '확' 올라간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수 급증
식약처, 개인 예방수칙 준수 당부

본격 겨울철이 시작되면서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 조짐을 보이자 보건 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특히 화장실에서 변기 뚜껑을 닫지 않은 채 물을 내리는 습관이 바이러스 확산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기승…절반 이상 집중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의심 신고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식약처가 집계한 지난 5년간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발생 현황을 보면 총 234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3%가 겨울철에 집중됐다.

감염경로는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물 또는 음식물을 섭취한 경우나 환자 접촉을 통한 사람 간 전파 혹은 환자 분비물의 비말에 의한 감염도 가능하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 안에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사람에 따라 복통, 오한, 발열이 나타나기도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개인 위생 관리가 어렵고 집단생활을 많이 하는 영유아(0~6세)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특성이 있다. 바이러스의 유전자형이 다양하고 감염 후 면역을 유지하는 기간이 최대 18개월 정도로 짧은 편이라 과거에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렸더라도 다시 재감염될 수 있다.

손 씻기부터 변기 사용까지…생활 속 예방이 관건

노로바이러스는 입자가 작고 표면 부착력이 강해 비누 등 세정제를 이용하여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가락, 손등까지 깨끗이 씻어야 한다. 과일·채소류는 물에 담갔다 흐르는 물에 깨끗이 세척하고 생굴 등 익히지 않은 어패류 제품에 가열조리용 등의 표시가 있으면 반드시 중심 온도 85도에 1분 이상 가열해 섭취해야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픽사베이

또한 구토하거나 용변을 본 뒤에는 변기 커버를 덮고 물을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 실제로 변기 물을 내릴 때 작은 액체 방울 기둥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박테리아가 멀리까지 확산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들이 제시됐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변기 물 내림으로 발생하는 에어로졸(생물학적 인자들이 기체적 환경에 미세한 입자로 분산된 상태) 현상은 8초 만에 약 1.5m까지 퍼져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한킴벌리와 국민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화장실 변기 물 내림에 의한 비산(날아서 흩어지는) 물질의 오염 특성 연구'에서는 변기 커버를 올린 채 물을 내렸을 때 직수형 변기에서 흩어지는 입자가 최대 92㎝ 높이까지 상승하며 약 1분간 공중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변기 주변 바닥, 세면대, 손잡이 등이 함께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식약처는 구토에 의한 식중독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어린이집 등 전국 영유아 시설에 '구토물 소독 처리 키트(위생장갑, 마스크, 소독액, 타월 등)' 3만6000개를 배포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중독 예방 요령 등을 지속해서 홍보할 계획"이라 말했다.

이슈&트렌드팀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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