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민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앞으로 3년간 그룹을 이끌어 갈 차기 회장 후보에 진옥동 회장을 내정했다. 그룹 안팎의 예상대로 진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4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개별 최종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4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금융그룹 본사에서 확대 회의를 열고 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결정했다. 이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회추위는 진 회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 외부 후보 등 4명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 방식의 개인 면접을 진행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금융권에서는 그간 진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고 평가해왔다. 지난 3년간 실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했고, 주주환원 정책도 대내외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18년간 일본에서 근무하며 신한금융의 핵심 주주인 재일교포 주주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쌓은 점도 연임 전망에 힘을 보탰다.
곽수근 회추위원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재임 중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함으로써 경영 능력을 입증했고, 단순 재무적 성과를 넘어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한의 기업 가치를 한단계 레벨업 시킨 점, 차별적 내부통제 문화를 확립함으로써 내실 경영을 강화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년 동안 뚜렷하게 흠잡을 사항 없이 잘 이끌어줬고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 경영을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주주가치를 가장 높여줄 수 있는 분이라는 점도 더 많은 위원의 지지를 얻은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면접 과정에서 진 회장이 '신한 정신'을 강조했다고도 했다. 곽 위원장은 "기업은 경영승계가 가장 중요한데 경영권을 단순히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사업하는 마음, 신한의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앞으로 3년간 후계자를 잘 양성해서 신한 정신을 이어가는 지도자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진 회장이 이를 잘 연계해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룹 전반에 '신한 정신'을 심어주는 것이 향후 리더의 과제라는 점도 짚었다. 곽 위원장은 "앞으로 시대에 걸맞게 신한 정신을 다시 세우고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은행 쪽은 어느 정도 잘 돼 있을지 모르지만 새롭게 계열사에 포함된 증권과 카드, 라이프도 원팀으로서 단합이 잘 돼야 한다. 그게 앞으로 리더가 해야 할 중요할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61년생인 진 회장은 덕수상고,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거쳐 중앙대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1980년 IBK기업은행에서 시작해 1986년부터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일본에서 오사카 지점장과 SBJ법인장을 역임하고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장, 신한금융지주 운영 담당 부사장, 신한은행장 등을 거쳤다.
진 회장은 이날 면접 전 기자들과 만나 "지난 3년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신한이 50년, 100년을 이어가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그리고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얘기를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40년 전 창업했을 때 초심을 어떻게 찾아갈지를 중점적으로 말할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의 관점도 참고할 부분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고, 제 의견을 직접 말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매우 의미 있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그날부터 새 임기를 시작한다. 2029년 3월까지 3년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