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멸종위기종으로 추정되는 앵무새가 서울의 한 카페에서 손님 커피를 훔쳐 마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조된 사연이 알려졌다.
18일 연합뉴스는 영등포경찰서와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등을 인용해 노랑머리아마존앵무로 추정되는 앵무새가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손님 커피를 훔쳐 마시다 출동한 경찰이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노랑머리아마존앵무는 중앙아메리카(멕시코, 온두라스 등) 원산의 멸종위기 앵무새로, 몸무게 약 0.5㎏의 중형 크기와 선명한 노랑머리, 연두색 몸통, 빨강·파랑 깃털이 특징이다.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구조된 앵무새.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출동한 경찰은 이 앵무새를 종이상자에 담아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로 보냈다. 다행히 해당 앵무새가 워낙 사람을 잘 따라 구조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협회는 앵무새가 주인과 함께 살던 집에서 탈출하거나 유기된 것으로 보고 공고를 통해 원소유주를 찾고 있다.
카페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정오께부터 야외석 쪽을 왔다 갔다 하더니 오후 3시께 다시 찾아와 손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며 "제가 먹을 것을 주고 손님이 만지는데도 앵무새가 가만히 있었다"고 전했다. 협회 관계자는 "해당 앵무새는 정식 절차를 밟아야 키울 수 있다. 원소유주 외에 다른 사람에게 양도가 불가능해 원소유주를 찾고 있다"며 "현재까지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협회 관계자는 "앵무새는 잘 관리받아 건강 상태는 양호했다"며 "정확한 종 판별에는 시간이 좀 걸린다"고 했다.
노랑머리아마존앵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Ⅰ에 등재된 종이라 개인 입양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공고 기간 원소유주를 찾지 못하면 환경부 국립생태원 내 CITES 동물 보호 시설로 가게 된다. 부속서Ⅰ에 오른 종은 원칙적으로 상업적 거래를 할 수 없으며, 학술 연구를 위한 거래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