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김평화기자
세종=이동우기자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2.4% 오르며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쌀과 사과 등 일부 농산물을 포함한 농축수산물 및 석유류 가격이 상승한 데다 장기 추석연휴에 따른 숙박, 여행 등의 서비스 물가가 함께 오른 데 따른 결과다. 정부는 앞으로 생활물가 안정에 집중할 계획이다. 당장 이달부터는 김장철을 맞아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줄이는 데 힘쓰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 및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2025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이는 전월(2.1%)보다 0.3%포인트 오른 것으로, 지난해 7월(2.6%) 이후 최고치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1.9%)과 8월(1.7%)을 제외하면 모두 2%대 초반을 기록하다가 지난달 상승폭을 가장 키웠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물가가 3.1% 상승했다. 농산물은 1.1% 올랐고 축산물과 수산물 물가는 각각 5.3%, 5.9% 뛰었다. 농산물을 나눠 보면 배추(-34.5%)와 무(-40.5%) 등의 가격 하락으로 채소류 물가가 14.1% 하락했지만, 출하 지연이나 작년 기저효과로 쌀(21.3%) 등 곡물류 물가는 21.8% 상승했고 사과(21.6%) 등 과실류 물가도 10.9% 올랐다.
공업제품 물가는 2.3% 올랐다. 추석 명절에 부침가루나 식용유 등의 품목이 세일을 하면서 가공식품(3.5%)이 전달(4.2%)보다 상승폭을 줄였다. 다만 커피(14.7%)와 빵(6.6%)은 비교적 상승 폭이 컸다. 석유류(4.8%)의 경우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에 작년 기저효과로 전달(2.3%)보다 상승 폭이 컸다. 이는 지난 2월(6.3%) 이후 최고 상승폭이다.
서비스 물가는 2.5% 상승했다. 이 중 개인서비스(3.4%) 항목이 전달(2.9%)보다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을 포함한 개인서비스(3.0%)는 햄버거나 피자 등의 세일 영향으로 전달(3.4%)보다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 물가는 2.6%에서 3.6%로 한 달 만에 1%포인트 올랐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장기 추석 영향 등으로 해외단체여행비(12.2%)와 승용차임차료(14.5%), 콘도이용료(26.4%) 등 여행 관련 품목이 상승하면서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가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행 관련 품목은 보통 휴일 성수기 일수 영향을 받는다"며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물가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를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2.2% 올라 전달(2.0%)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이는 지난해 7월(2.2%) 이후 최고치다. 우리나라 기준인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도 2.5% 오르며 전달(2.4%)보다 상승폭이 컸다. 가계지출이 높은 품목을 담은 생활물가지수는 2.5% 올랐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민생 경제의 핵심인 생활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김장 시기를 맞아 "김장철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농산물에 이어 수산물 유통 구조도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