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안위, 경남경찰청 국감서 '기강 해이' 질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28일 경남경찰청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하동 진교파출소 순찰차 사망 사건, 사천 채석장 사고, 창원서부경찰서 압수물 분실 사고 등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경남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하동 순찰차 사망 사건에 대해 "순찰차에 들어갔다가 숨진 여성이 36시간 순찰차에 갇혀 있었는데 이 기간 예정된 순찰을 안 했다"라며 "순찰을 했다면 여성은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김종철 경남청장은 "매우 죄송스럽고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사천 채석장 사건에 대해 "경찰이 발파팀장의 말만 믿고 이 사건을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했다"며 "현장 보존은 물론 유해 수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유족들이 폐차를 막고 그 안에서 유해를 직접 수습하기도 했는데, 이는 경찰이 철저히 가해자의 편에서 진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채석장 사고 수사 경찰들을 직무 유기 혐의로 수사했다가 불송치한 것에 대한 재수사와 수사팀 교체를 요구했다.

이에 김 청장은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수사하고 수사팀 교체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며 "의원님 말씀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남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김종철 경남청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창원서부경찰서에서 발생한 압수물 분실 사건을 꼬집었다.

이 의원은 "10대 오토바이 절도 피의자에게 오토바이를 압수하고 공간 부족을 이유로 잠금장치 없이 밖에 뒀는데 그 피의자가 그걸 훔쳐 가서 팔았고, 시민 신고로 찾은 오토바이를 또 파출소 주차장에 보관했다가 또 도둑맞았다"며 "창원서부 압수물 담당자는 도난 14일 만에 잃어버린 걸 인지했고 다시 훔쳐 간 오토바이를 타던 피의자는 단속 피해 도망가다가 사고가 나서 뇌출혈 일으켜 수술받았다"고 설명했다.

"압수물 관리에 대한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했다"며 "경찰서가 10대 놀이터가 됐다"고 했다.

김 청장은 "현재 도경 산하 23개 경찰서에 대해 압수물 관리 실태를 특별 점검 중"이라며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국힘 주호영 의원은 "올해 8월까지 8개월 동안 경남도경에서 19명이 징계를 받았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정직, 해임 등 중징계를 받았다"며 "징계사유는 음주운전, 성폭력, 절도, 특수협박 등 아주 중한 죄들이 많다"라고 공직기강 문제를 꼬집었다.

이어 "국민을 앞장서서 보호해야 할 경찰이 이런 식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이런 문제로 중도에 해임, 파면되면 생계가 어려운 이가 있으니 기강 해이 차원에서만 볼 게 아니라 아까운 경찰력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각자 스스로 자기 관리 신경 쓰게 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남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임영수 경남자치경찰위원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국힘 서범수 의원은 주취자 보호를 위해 주취해소센터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 의원은 "경남엔 주취자 보호를 위한 주취보호센터나 주취해소센터가 하나도 없다"며 "센터 도입은 경찰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으니 소방, 병원 등 여러 기관과 협력사업인 만큼 자치경찰위원회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또 "자치경찰위원회에서 주도권을 갖고 나서줘야 한다"며 "자치경찰위가 손 놓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영수 경남자치경찰위원장은 "자치경찰위에서 나서서 추진 내용을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주 의원도 "창원만 해도 인구가 밀집된 곳인데 주취해소센터가 필요하지 않냐"며 "필요하다면 예산을 강하게 요구하라"고 했다.

영남팀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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