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싱가포르 정상회담 뒤 '공동언론발표'
美·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중동 불안에 "안정·평화 회복 공감"
"글로벌 안보·공급망 등 영향 평가…AI 등 유망 분야로 협력 확대 기대"
한-싱가포르 FTA 개선협상 개시 '공동선언문' 합의
과학기술·공공안전 AI·SMR 협력 등 5개 분야 MOU 체결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로렌스 웡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불안에 대해 "중동의 안정과 평가가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중동 정세가 글로벌 안보와 에너지 공급망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위한 싱가포르의 역할도 당부했다.
2일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 외교부 청사에서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회담에서 웡 총리님과 저는 최근 중동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며 "중동 정세가 글로벌 안보와 에너지 공급망,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평가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습했고, 이 과정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중동 전체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24시간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북미대화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가 2018년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곳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8년 전 싱가포르는 대화와 소통의 리더십을 통해 평화를 향한 탁월한 외교력을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지해 준 웡 총리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위한 건설적 역할을 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양국의 교류 협력도 확대 발전시켜나가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4개월 만에 다시 정상회담을 갖게 된 점을 언급하면서 "양국은 제한된 자원과 지정학적 도전을 발전의 발판으로 삼아 모범 중견국으로 성장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초불확실성 시대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역내 자유무역질서를 선도해 온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개시한다"며 "통상·경제안보 환경 변화와 기술발전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FTA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또 "한국 산업은행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자산운용그룹인 '세비오라'가 투자 양해각서(MOU)를 맺어 투자 협력을 선도하기도 했다"며 "스마트팜 협력을 위한 MOU도 조속히 체결해 식량안보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핵심 협력 분야인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해 양국이 'AI 협력 프레임워크'를 체결해 '모두의 AI' 비전을 이행할 디딤돌로 삼겠다고 했고, 안보 분야와 관련해서는 방산기술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국방역량 강화 방안을 꾸준히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스캠과 사이버 위협 등 초국가적 대응 공조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의 성과로 양국이 AI·원전·첨단기술 등 미래 유망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싱가포르와 함께 'CSP 비전'을 본격적으로 이행하고, 내년 아세안 의장국인 싱가포르의 활동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CSP 비전'은 지난해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꿈과 희망을 이루는 조력자(Contributor), 성장과 혁신의 도약대(Springboard), 평화와 안정의 파트너(Partner)'를 의미한다.
'한-싱가포르 FTA 개선협상' 개시…과학기술·지식재산·SMR 등 5개 분야 MOU 체결
김용선 지식재산처장과 니키 탄 싱가포르 지식재산청 이사회 의장이 2일 싱가포르 외교부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지식재산 강화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양국 정상이 합의한 '한-싱가포르 FTA 개선협상 개시에 관한 공동선언문'에는 ▲공급망 ▲그린경제 ▲무역원활화 ▲항공 MRO(정비·수리·분해조립)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협정 내용을 개선해 통상협력을 선진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급변하는 통상환경을 반영해 규범을 현대화하고, 한국 기업의 아세안 시장 진출 확대를 뒷받침한다는 취지다. 양국 정부 간 FTA는 한국 정부가 칠레에 이어 두 번째로 체결한 FTA로 2006년 3월 발효된 이후 유지되고 있다.
양국은 과학기술 협력 MOU를 통해 양자(퀀텀), SMR, 우주·위성 기술 등 분야에서 정책 공유와 인력 교류를 강화하고, 협력 틀로서 과학기술공동위원회 운영을 추진한다. 공공안전 분야 AI·디지털 기술 협력 MOU도 체결됐다. 공공안전 분야 AI 정책과 관련한 정보·지식 공유를 확대하고, 공공안전·보안 산업을 포함한 유망기업(한국·싱가포르)의 협력과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
지식재산(IP) 분야 강화 협력 MOU도 체결했다. 양국은 지식재산 행정서비스의 AI 전환, AI 관련 지식재산 보호를 위한 법·제도 정비, 지식재산 확보·보호 전 과정에서의 AI 활용 확대 등이 주요 의제로 담았다. 이번에 갱신한 기후·환경 협력은 환경위성 공동활용 MOU로 이어졌다. 양국은 환경위성 자료를 공유하고, 자료 검증과 대기질 연구, 정책 활용을 위한 협력을 지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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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분야에서는 별도의 SMR 협력 MOU가 마련됐다. 소형원전(i-SMR) 사업모델 공동개발, 인력양성, 정보공유 등으로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번 문건 체결은 통상 규범의 현대화와 함께 AI·디지털·원전·우주·환경 데이터 등 전략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넓혀 양국 관계를 '미래산업 동맹' 성격으로 끌어올리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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