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미 뉴욕증시 상장사들의 실적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7개 대형 기술주로 분류되는 '매그니피센트7'(M7) 중 테슬라와 알파벳(구글 모기업)이 23일(현지시간) 첫 주자로 나선다. 현재 고점을 뚫은 미국 증시가 고평가 논란을 해소하려면 매그니피센트7 기업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시장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를 시작으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는 23일부터 최근 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다음 타자는 마이크로소프트(30일)와 메타(30일)이며, 애플(31일), 아마존(31일), 엔비디아(8월27일) 순으로 뒤따른다.
이들 빅테크는 현재 미국 증시의 기록적 상승세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꼽힌다. 대형주 중심 S&P500지수는 22일 등락을 거듭한 끝에 0.06% 오른 6309.62로 마감했다. 지수 상승 폭은 크지 않았지만,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매그니피센트7 이익은 전년 대비 14.1% 증가할 전망이다. 나머지 493개 기업의 이익 상승률은 3.4%로 비교적 낮게 점쳐졌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3.37%)와 알파벳(2.17%), 엔비디아(1.00%)의 경우 전체 S&P500 주식을 통틀어 가장 높은 이익 기여율을 기록하는 6개 기업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다.
알파벳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이 트래픽 취득비용(TAC)을 제외한 순매출로 796억달러(약 109조원)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13억달러(약 98조원) 대비 11.6% 증가한 수치다. 주당순이익도 2.17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견조한 광고 매출 속에서 인공지능(AI) 기술과 클라우드 부문이 맞물린 덕분이다.
반면 머스크 CEO가 이끄는 테슬라는 유럽과 미국 내 본업 부진으로 인한 실적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테슬라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공개된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차량 판매량)이 같은 기간 13.5%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는 1분기의 13% 감소보다 더 큰 폭으로, 테슬라 역사상 최악의 판매실적이다.
매그니피센트7 기업의 실적 발표는 현재 미국 증시 고평가 논란을 뒤집을 분수령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은 각각 24.72배, 24.79배다. 벤처 기업들이 주로 상장된 나스닥 100지수는 이보다 높은 32.55배다.
자본시장 전문매체 배런스는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시장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기술주들의 성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보다 신중한 시각을 갖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투자자들이 신중론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와 관세 전쟁 리스크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Fed의 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제롬 파월 Fed 의장을 공식적으로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인도네시아에 이어 일본 등 3개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키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