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한국에서 불의의 사고로 숨진 딸을 기리기 위해 8년째 울산의 초등학교에 장학금을 보내온 외국인 교사 가족의 사연이 전해졌다.
울산 염포초에서 원어민 영어 교사로 일하다 2016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고 사라 디넬를 추모하는 글. 울산광역시교육청
28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북구 염포초등학교는 지난 24일 원어민 영어 교사 고(故)사라 디넬(Sarah Dinell)의 뜻을 기리는 '사라 디넬 장학금'을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미국 출신인 디넬 교사는 2015년 8월부터 염포초등학교에서 원어민 영어 교사로 근무했다. 그러다 이듬해인 2016년 11월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24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이후 고인의 부모는 한국 학생들에 대한 딸의 사랑과 교육 열정을 기리고자 매년 1000달러(약 136만원)를 '사라 디넬 장학금' 이름으로 염포초에 기부 중이다. 2018년부터 전달된 장학금은 올해로 8년째 이어지고 있다. 첫 기부 당시 고인의 부모는 딸이 근무한 마지막 교육 현장인 염포초 학생들을 위해 10년간 장학금을 보내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장학금은 염포초 학생 7명에게 전달됐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고인의 부모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작성해 보내기도 했다. 한 학생은 "사라 디넬 선생님과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제가 받은 따뜻한 마음을 잊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앞서 2018년 고인의 부모는 학생들의 영어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영어 도서 295권을 기증하기도 했다. 염포초는 교내 도서관에 '사라 디넬 서가'를 마련해 학생들이 영어와 책으로 세계를 배우는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유족의 뜻을 기리고 있다.
염포초 관계자는 "고인이 남긴 사랑과 헌신이 해마다 학생들에게 소중한 배움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학생들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인재로 자라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