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고 연봉 1억2000만원…'존재' 자체로 돈 버는 남성

마라톤 결승선에서 주자 기다리거나
이혼 서류 제출 시 동행해주는 등
단순히 ‘존재’하는 서비스 만으로
시간당 약 1만엔 버는 일본 남성

쇼지 모리모토(41). 라이뉴스

일본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가로 시간당 약 1만엔(한화 약 9만1990원)을 번다고 밝혀 화제가 된 남성이 지난 한 해 동안 약 8만달러(약 1억16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고백했다.

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으로 알려진 쇼지 모리모토(41)는 2018년 회사에서 해고된 뒤 특별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상사로부터 “회사에서 아무런 가치 있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들었던 그는 역설적으로 이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삼았다.

그의 업무는 다양하다. 이혼 서류를 제출할 때 동행해주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 법원에 가는 등 단순히 ‘존재’하는 것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밀을 털어놓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신 들어주기도 하며 심지어 콘서트에 갈 수 없는 고객을 대신해 공연장에 가기도 한다. 또한 마라톤 결승선에서 주자를 기다리거나 고객이 방을 청소하는 동안 화상 통화를 받아주기도 한다.

쇼지 모리모토(41). 라이뉴스

모리모토는 “뜨거운 햇볕 아래 줄을 서거나 추운 날씨에 몇 시간씩 서 있기도 하고, 낯선 사람들만 있는 파티에 가기도 한다”며 “어려운 상황도 있지만 이 직업 덕분에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소중히 여긴다”고 말했다. 최장 시간 업무는 17시간 동안 같은 철도 노선을 타고 다니는 것이었다. 그는 “야마노테 노선을 13바퀴나 돌았다”고 회상했다.

연간 약 1000건의 요청을 받는다는 모리모토는 최근까지 2~3시간 세션에 대해 1만엔에서 3만엔 사이의 요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는 고객이 원하는 만큼 요금을 내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는 “자발적으로 비용을 청구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즐겁다”며 “내 목표는 단순히 삶을 살고 즐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쇼지 모리모토(41). 라이뉴스

모리모토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으며 그의 엑스(X·옛 트위터) 팔로워 수는 1년 만에 수십 명에서 17만 명 이상으로 늘었다. 모리모토는 자신의 존재가 일종의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그는 “특정 환경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과 일시적으로 교류할 수 있게 해준다”며 “고객을 만날 때, 고객과 함께 낯선 곳으로 갈 때, 그저 이야기를 들을 때 등 모든 순간이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이슈&트렌드팀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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