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불안에 환율 한때 1486.7원…하루새 20원가량 등락(종합)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서 1467.5원 마감
하루새 20원가량 급등락…1486.7원까지 올라

정국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27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대를 돌파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외환 당국의 경계감에 오후에는 1460원대로 다소 진정됐지만,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정치적 갈등이 극한으로 대치하고 있어 환율은 내년 1~2월이 고비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 대비 2.7원 오른 1467.5원에 개장한 뒤 10시55분경 1480원을 돌파했다. 오전11시30분경엔 1486.7원까지 올랐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6일(1488.5원) 이후 15년9개월 만에 최고치다.

오후 중으로는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 경계감이 확산하면서 1460~70원대로 다소 진정됐고 주간 거래에서 1467.5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주간 거래에서 하루 사이에 20원 가까이 급등락했다.

환율은 이날 오후 중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급등했다.

환율 급등에 금융·외환 당국은 경계감을 높였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참석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고 "시장에서 쏠림 현상이 과도할 경우 단호한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임시 국무위원 간담회에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로 겨우 안정된 경제 시스템과 대외신인도가 또다시 흔들려선 안 된다"며 국회에 탄핵소추안 재고를 호소했다.

금융감독원 또한 이날 오전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환율 급등·연말 자금 시장 동향을 포함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와 일부 저축은행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등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금융권과 기업의 자금 상황은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환율 급등에 따른 시장 불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권·기업과 소통하며 애로사항에 대해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정치 리스크에 원·달러 환율 50~60원가량 올라…내년 1~2월이 고비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내년 1~2월 고비를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인덱스 상승과 추가적인 원화 절하 압력이 반영되고 있다"며 "국내의 정치적 리스크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30~35원,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이 20~25원 상승 압력으로 반영되고 있어 국내 요인으로 인해 50~60원가량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요인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정치적 갈등이 극한 대치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1500원 부근 도달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내년 1~2월이 (원·달러 환율) 고비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환율 미국 예외주의, 트럼프 2기 집권 무역분쟁 심화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내년에 1500원대 환율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외환 당국의 환시 개입과 국민연금의 환 헤지 경계감이 환율 상단 일부를 제약하고 있지만 시장안정화 조치로 환율의 (상승) 추세를 바꿀 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금융부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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