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대형 화재로 불에 탔던 프랑스 파리의 명물, 노트르담 대성당이 복원됐다. 지난달 2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새 단장을 마친 노트르담 대성당을 방문, 약 2시간 동안 성당 내부를 둘러봤으며 이 모습은 TV로 생중계돼 외부에 공개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성당은 복원됐고, 재창조됐다"며 "숭고하다"고 감탄했다.
지난 2019년 4월 15일, 노트르담 대성당은 보수공사 도중 불이 나 첨탑과 지붕 일부가 붕괴됐다. 화재 원인으로는 작업자가 버린 담배꽁초나 전기적 결함 등이 거론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프랑스 정부는 전문가와 장인 등 약 2000명을 투입하고 복원 비용에 7억 유로, 한화로 약 1조원을 들여 대규모 복원 사업에 착수했다. 5년 넘는 복원 사업 끝에 노트르담 대성당은 오는 7일 공식 재개관한다. 다음 달부터는 일반 신도가 참석하는 미사도 열 예정이다. 화재 전에는 연간 약 1200만명이 방문했지만, 재개관 후에는 방문객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노트르담은 프랑스어로 '우리의 여인', 즉 성모 마리아를 의미한다.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에 있어 노트르담 성당은 역사적 상징물이었으며 국가의 정신적 지주로서도 자리매김해 왔다. 180여 년에 걸쳐 완성되면서 프랑스 고딕 건축물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1163년 루이 7세는 프랑스의 경제 문화 중심지로 파리를 부각시키기 위해 센강 시테섬에 있던 교회를 허물고 그 자리에 노트르담 대성당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1345년에 완공됐으며, 1804년에는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이 행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노트르담 대성당이 큰 인기를 끈 데에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1831년 발표한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Notre-Dame de Paris)'의 공이 컸다. 1793년 프랑스 혁명 때 노트르담 대성당은 기득권 사회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인식돼 극심한 수난을 겪었다. 성당 내 많은 보물은 파괴되거나 약탈당했으며 조각상의 일부는 잘려 나갔다.
빅토르 위고는 프랑스 혁명 후 크게 손실된 노트르담 대성당이 헐릴 위기에 있자,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소설을 집필했다. 이후 그의 소설이 대성공하면서 노트르담 대성당은 더욱 각별한 가치를 지니게 됐고, 방치됐던 성당을 복원될 수 있었다. 세계 1·2차 대전에도 훼손 없이 보존된 노트르담 대성당은 199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