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올해 한국프로야구(KBO) 리그에서 가장 야구를 잘한 선수로 꼽힌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소감과 포부를 전했다.
김도영은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총 101표 가운데 95표를 획득, 득표율 94.06%로 MVP 수상자가 됐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먼저 "그런 날 있잖아요"라며 "앞이 보이지 않고,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날이"라고 운을 뗐다. '그런 날 있잖아'는 앞서 그가 지난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글로, 당시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KIA 구단이 '그런 날 있잖아' 티셔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김도영은 이어 "그때 누가 저한테 해준 '너를 믿어라'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누군가 나중에 너를 보면 위안이 될 거라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는) 그런 날에는 저를 보고 위로받았으면 한다"고 소망을 전했다.
그는 "많은 함성으로 응원해주고, 믿음으로 응원해 준 기아 팬들께 감사하고 싶다"라며 "저는 올해 팬들 땜시 살았다"고 강조했다. '니 땜시 살어야' 또한 김도영의 캐치프레이즈로, KIA 팬들은 이번 시즌 내내 '도영아, 니 땜시(너 때문에) 살아야'를 외치며 그를 응원했다.
김도영은 이번 시즌에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 사이클링 히트,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143득점) 등 여러 기록을 경신했다. 그는 결국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타율 0.347, 38홈런, 30도루, 109타점, 143득점이라는 성적으로 MVP 트로피를 거머쥔 그는 "MVP라는 상을 받아서 큰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팀에 도움이 되도록 겸손한 자세로 운동하고, 항상 '느낌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다만 그는 올해 자신에게 '80점'을 매겼다. 그는 " 저는 수비를 중요시하는데, 20점은 수비에서 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시즌에서 그는 수비 실책 30개를 남겼다.
김도영은 "겸손하게 야구하겠다. 처음 입단했을 때는 유명해질 거라고 생각도 못 했는데, 야구를 괜찮게 하면서 '한국 야구를 이끌 선수'라는 말이 나오더라"며 "거기에 보답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나이가 들더라도, 한국 야구 발전을 이끌어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항상 겸손하겠다"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