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날인 20일(현지시간) 2기 행정부에서 경제정책을 이끌 재무부 장관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승리 후 속전속결로 고위직 인선을 발표해온 트럼프 당선인은 이 자리를 두고서는 고심을 거듭해왔다.
CNN방송은 19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모든 후보가 트럼프 당선인과 인수팀의 면접을 마쳤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은 "아직 결정 나지 않았다"면서도 다음날 지명 발표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당초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주 재무부 장관을 시작으로 경제팀 고위 인선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후보로 유력했던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최고경영자(CEO)와 하워드 러트닉 캔터 피츠제럴드 CEO 사이에서 '칼싸움' 묘사 가 나올 정도로 경쟁이 심화하면서 지명 자체가 늦어졌다. 현지 언론들은 이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짜증을 내며 이들 모두 지명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결국 새 후보들을 고려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정권 인수팀의 공동위원장을 맡은 러트닉 CEO가 이날 2기 행정부 상무부 장관으로 발탁됨에 따라 이제 나머지 인선이 빠르고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현재 재무부 장관으로 새로 검토 중인 후보 3인은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마크 로완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CEO, 빌 해거티 상원의원 등이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당초 유력 후보였던 베센트 CEO에게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직을 제안했다면서 대신 차기 재무부 장관에는 워시 전 이사를 두는 조합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52세인 워시 전 이사는 모건스탠리 출신 금융전문가로 앞서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도 Fed 의장 후보로 유력하게 꼽혔던 인물이다. 쿠팡 모회사인 쿠팡Inc의 이사직을 맡아 국내에 알려져 있기도 하다.
자산운용사 아폴로 글로벌을 이끄는 로완 CEO는 트럼프 당선인이 측근들에게 호평을 해온 인물이다. 다만 내각 장관직에 임명되기 위해서는 이해충돌 방지를 포함한 공직자 윤리 규정에 따라 아폴로를 떠나야 하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짚었다. 마지막 후보인 해거티 의원은 사모펀드 투자회사 해거티 피터슨 앤드 컴퍼니의 공동 창업자다. 월가 경험뿐 아니라 상원의원으로서도 세제 개혁, 경제 성장 등 경제 관련 법안들을 많이 다뤘다는 평가다.
대통령직 승계 서열 5위인 재무부 장관은 28조달러 규모의 국채시장, 무역부터 은행까지 40여개의 경제제재 프로그램 등을 총괄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는 최대 20% 보편적 관세, 중국산 60% 고율 관세 등 무역전쟁을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의 고문들은 재무부 장관 후보자들에게 관세 인상에 대한 확약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무부 장관 결정 이후 NEC 위원장, 상무부 장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경제팀 인선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