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각 인선을 발표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측근 5인방이 주목받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은 행정부에 누가 참여해야 하는지 의견을 구하기 위해 친구와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일했던 사람과 새로운 사람을 포함한 보좌진과 자문단이 내각 구성과 행정부 의제 설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NYT가 꼽은 일명 ‘트럼프 인사이더(내부자)’들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수지 와일스 대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하워드 러트닉 정권인수팀 공동위원장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겸 연설담당관 △스티브 위트코프 취임식 공동준비위원장 등이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운동에 1억달러(약 1400억원) 이상을 쏟은 ‘큰손’으로 거듭난 뒤 핵심 측근으로 부상했다. 그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첫 공식 정권 인수 회의를 시작했을 때 플로리다에 위치한 트럼프 당선인의 거주지 마러라고 리조트에 함께 있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는 동안에도 동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 CEO가 정부 지출을 줄이는 ‘정부효율성위원회’에서 역할을 맡길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측근이 된 것은 머스크 CEO에게 사업적으로도 이득이다. 스페이스X 등 머스크 CEO 소유 기업들은 미 정부의 주요 계약자다. 머스크 CEO는 회사 직원 중 일부를 정부 직책에 배치하려고 노력해왔다고 NYT는 밝혔다.
와일스 위원장은 2016·2024년 선거 운동을 성공으로 이끈 일등공신 중 하나다.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이자 트럼프 당선인의 첫 인선 발표 대상자다. 향후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의제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인물이다.
하워드 러트닉 투자은행(IB) 캔터 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는 정권인수팀 공동위원장으로 차기 재무부 장관에 거론되는 인물이다. 현재 4000명에 달하는 새 행정부 공무원 인선 작업을 이끌고 있다. 대선 다음 날에도 마러라고에 머물면서 인선 작업을 위해 세계 최대 사모
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 창립자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 미국 최대대형 증권사 찰스슈와브의 찰스 슈와브 회장 등 공화당 기부자와 주요 인사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했다.
밀러 전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강력한 이민 정책을 설계한 인물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프로그램’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밀러 전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및 공약을 실현할 수 있는 보수 변호사 후보들을 평가하는 중이다.
위트코프는 부동산 개발업자로 ‘골프광’ 트럼프 당선인의 골프 친구다. 지난 9월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 골프장에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가 있었을 때 함께 골프를 치고 있던 인물이다. 그의 아들이 마러라고에서 결혼하기도 할 만큼 트럼프 당선인과 절친한 사이다. ‘암호화폐 대통령’을 자처한 트럼프 당선인을 암호화폐 사업가들과 연결해준 것도 위트코프다. 지난 9일 켈리 로플러 전 상원의원과 취임식 공동준비위원장에 오르며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재입성 준비를 도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