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MB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6선 의원 지낸 與 원로

이상득(89) 전 국회부의장이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이 전 부의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이다.

경북 영일 출신인 고인은 경북 포항 동지상고(현 동지고)를 졸업했다. 1955년 육군사관학교 15기로 입학했으나 부상으로 중퇴하고 서울 상과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61년 코오롱상사 공채 1기로 입사해 코오롱 주식회사와 코오롱상사 대표를 역임했다. 고인은 섬유 발전과 수출 확대에 기여한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를 받는다.

이상득 전 의원.

고인은 1988년 정계에 입문했다. 민주정의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해 경북 포항 남·울릉 13대부터 18대까지 6선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 원내총무, 정책위의장, 최고위원 등을 역임했고, 17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으로 활약하며 금융개혁을 주도했다. IMF 외환위기 직전 국회에서 여야 이견으로 금융개혁법 통과가 어려워지자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으로서 "국가가 위기입니다. 우리 모두의 나라입니다. 통과시켜주시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의 대권 도전 준비 때부터 동생을 도와 당내 대선후보 경선 승리와 대통령 당선까지 기여했다. 이명박 정권에서 실세로 통했다. 고인은 주요 현안마다 조율을 주도하면서 '상왕(上王)'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고인은 "내가 개인적으로 하는 말을 대통령과 연관시키지 말라"고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가운데)과 이상득 특사(중앙 왼쪽), 김신종 광물공사 사장(중앙 오른쪽)이 14일 낮 12시(현지시각, 한국시각 15일 새벽 1시경) 대통령궁에서 면담을 마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의원외교에서도 성과를 냈다. 고인은 대통령의 일본특사단장과 한일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나서 1200권에 달하는 조선 왕실의궤 반환을 성사했다. 또한 리튬 확보를 위해 여러 차례 볼리비아에 방문해 협력을 끌어냈다. 반출이 금지돼 있던 우유니 호수 리튬 염수 수백 리터를 받았다. 고인은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서 '자원을 경영하라'를 펴냈다.

고인은 2012년 7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1년 2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된 첫 사례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수사팀의 일원이었다. 고인은 2013년 9월 만기 출소했다. 고인의 구속에 이 전 대통령은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최신자 여사와 자녀 이지형, 이성은, 이지은 씨, 며느리 조재희 씨와 사위 구본천·오정석 씨가 있다.

편집국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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