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기자
도쿄 호텔요금이 고공행진하면서 호텔 대신 사우나를 피난처로 삼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일부 회사는 사무실을 별도로 구해 사무실을 호텔처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16일 일본 아사히TV는 도쿄 호텔 숙박비가 고공행진하면서 캡슐호텔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10만원 수준이던 도쿄 호텔 평균 숙박비는 9월 현재 1만6000엔(15만원)이 넘는다. 이 때문에 도쿄를 여행온 사람들은 사우나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한다. 사우나 이용료는 3000엔(2만7000원)에 불과하다.
시즈오카현에서 도쿄로 여행왔다는 한 남성은 "사우나에 간 적이 없는데 너무 더워서 죽겠다"면서도 "예산 내에서 숙소를 구하지 못해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소파가 있는 구역은 이미 만석이라 바닥에서 잠을 자게 됐다"고 말했다. 이 남성이 묵은 사우나는 새벽 2시가 넘어서도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며 숙소가 없는 사람들의 ‘피난처’가 됐다.
후쿠시마현의 한 기업체 대표는 "매주 도쿄를 오는데 정말 비싸다. 호텔서 자다간 파산할 것같다"면서 "최근에는 도쿄에 사무실을 두고, 그곳에서 자고 있다.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무실 임대료를 내도 비즈니스에 사용할 수 있으니 손해는 아니다"라면서 "사무실 소파에 매트를 깔고 누워 잔다"고 했다.
도쿄를 여행와 도쿄 밖에서 자는 ‘교외숙박’도 인기다. 한 여행객은 "사이타마를 미리 예약하면 7000엔에서 8000엔(6만4000원에서 7만3000원)이니 훨씬 저렴하다"면서 "교외에서 묵고 도쿄에 놀러간다"고 말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인기를 끌던 캡슐호텔도 경쟁이 치열하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가 끝난 이후로 요금이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주말이면 1만 2000엔(11만원)에서 1만 5000엔 (14만원)정도가 된다. 이 가격에도 예약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도쿄 호텔 협회 관계자는 매체 인터뷰에서 "세계 대공황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면서 객실 요금도 오를 것"이라면서 "인터넷으로 자주 확인하고 저렴한 곳을 예약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