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감정가 1452만원
낙찰가격은 17억원…낙찰가율 1만1770%
대상지 인근 공익사업 추진
토지보상경매 가능성 높아
충북 진천군의 약 600평 규모 임야가 경매에서 감정가의 117배에 낙찰됐다. 경매 낙찰가율로만 따지면 1만1700%를 기록했다. 토지 보상을 노린 투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청주지방법원 경매1계에는 충북 진천군 초평면 연담리의 임야 665.8평(2198㎡)이 입찰에 부쳐졌다. 등기상 총 6개의 땅이 일괄로 묶여 경매에 나왔다. 현황도로를 끼고 있는 임야와 일부 맹지가 포함됐다. 현황도로는 지적도상 지목이 도로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주민들이 사실상 오랜 기간 통행로로 사용해오고 있는 토지를 말한다.
물건의 최초 감정가는 1452만9400원이었다. 총 2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1만1700.41%인 17억원에 낙찰됐다. 2순위 응찰가는 14억5300만원이었다. 이 역시 낙찰가율로 따지면 1만%를 넘는 수준이다.
이처럼 높은 가격에 낙찰을 받은 이유로는 토지 보상 가능성이 꼽힌다. 현재 대상지 일대에서는 금강유역환경청이 339억원을 투입해 하천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토지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 경매 물건 토지 일부도 보상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토지도 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매수 청구 대상 여부를 심리 중이다.
경매업계에서는 이처럼 공익사업 시행이 예정된 토지를 경매로 낙찰받아 추후 사업시행자로부터 손실보상을 받아 수익을 내는 방식을 '토지보상경매'라고 부른다. 감정평가서를 토대로 공익사업 편입 여부를 분석하고, 향후 손실보상금을 예측해 차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다만 보상 가격을 사전에 적정 수준으로 예측하지 않은 채 섣불리 경매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토지보상경매는 중개업자 등을 통해 인접지의 보상가격을 확인하고, 이를 기준으로 낙찰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토지 수용 절차 도중 경매가 진행돼 보상가격 판단이 어려울 경우 성급하게 낙찰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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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매 사상 최고 낙찰가율은 2009년 울산지방법원에서 열린 한 아파트 경매에서 나왔다. 당시 울산 북구 소재 대암파크랜드 25평이 1회 유찰돼 6800만원에 경매로 나왔는데 7330억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로 보면 86만2352.94%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투자자가 어떤 이권을 노린 것이 아니었다. 입찰가격을 단순 오기입했던 것으로 응찰자가 '매각 불허'를 신청하면서 경매 포기가 이뤄졌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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