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소파 앉아 최선 바라선 안돼…미국 다음 장 넘길 준비'

오바마,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 찾아 연설

미국 대선이 한 달 안으로 다가온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원 사격에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대학교에서 열린 집회 연설에서 "카멀라는 역대 대통령 후보 중 가장 준비가 잘 된 인물이고 팀 월즈 주지사라는 뛰어난 파트너도 보유하고 있다"며 "소파에 앉아서 최선을 바라지 말라. 투표하라"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날 파란색 와이셔츠를 입고 군중들과 악수하며 익살스럽게 연단에 오른 오바마 전 대통령은 허리케인 밀턴으로 피해를 본 플로리다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지역 주민에 대한 애도로 운을 뗐다. 그는 "허리케인 대응에 제일 먼저 발 벗고 나선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유능한 리더가 있으면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 공약을 열거하며 "이것들이 실현되기 위해선 진지한 공무원으로 가득 찬 상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내건 신규주택구매자 보조금, 중산층을 위한 각종 세액공제제도 등의 공약들이 상원을 공화당에 빼앗길 경우 통과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과거 쿠바 공산혁명을 이끈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원수에 비유하며 "왜 도널드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는 자기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을 생각한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며 "끊임없이 당신에게 물건을 팔려는 노력은 한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굿즈 상품 등을 판매했던 것을 저격한 셈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또 "(트럼프는)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가 거론하는 이민자들에 대한 장벽, 분리, 추방 등이 그토록 위험하다면 왜 재임 중일 때 해결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에게 자유란 뭔가를 저지르지 않고 빠져나가는 것이지만, 우리가 믿는 자유란 신체에 관해 개인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리"라며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될 경우 임신 중절에 대한 접근성을 보호하는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집회 현장에 모인 사람들의 투표 독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 집회에 참석했다면 아마 이미 투표를 마쳤을 것"이라며 "조기 투표하거나, 우편 투표용지를 요청하거나, 선거 당일 투표하는 등 3가지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는 4년 더 오만함, 어리석음, 허세와 분열을 볼 필요가 없다"며 "미국은 다음 페이지를 넘길 준비가 됐고 우리는 서로를 적대시하는 대신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이야기로 넘어갈 준비가 됐다"고 역설했다. 이에 군중들은 "투표하자(vote)"라고 외치며 커다란 환호로 응답했다.

오는 11월 대선의 조기투표가 시작된 펜실베이니아주는 7개 경합주 중 최대 선거인단(19명)을 보유한 곳으로 두 대선 후보 모두 놓칠 수 없는 지역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는 이 지역에서 트럼프에게 아주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그녀가 트럼프를 물리치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할 곳"이라고 짚었다.

현지 언론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을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에 배치한 것도 전략적인 의도가 숨어있다고 보고 있다. 해당 지역 청년 세대의 높은 투표율이 해리스 부통령 승리의 결정적인 열쇠라는 분석이다. 터프츠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투표 등록을 마친 18~29세 유권자 수는 4년 전 대선 대비 15% 감소했다.

한편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연설을 시작으로 주요 격전지를 방문하며 해리스 부통령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또 한명의 우군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오는 12~13일 조지아주를 방문한 후 노스캐롤라이나주 버스 투어를 통해 농촌 유권자들을 만날 방침이다.

국제부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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