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MBK·영풍에 맞설 힘 갖춰…약탈적 M&A 저지할 것'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 입장문
"서서히 동이 트고 있다…저력 보여줄 때"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가 29일 "많은 분의 도움과 조언에 힘입어 저들(MBK파트너스·영풍)에 맞설 수 있는 힘과 지혜를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밝히면서 최윤범 회장 측의 대항 공개매수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대표는 29일 입장문을 통해 "약탈적 투기적 자본에 의해 글로벌 핵심 소재 및 원자재의 탈중국 공급망이 훼손되지 않도록 회사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숙고해 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0여일은 고려아연과 저를 비롯한 구성원들에게 있어 짧고도 참 긴 시간이었지만 어둠의 기운은 점차 사라지고 아침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서서히 동이 트고 있다"며 "그들이 쉬운 먹잇감과 재물로 생각했던 고려아연이 왜 세계 1위 기업에 올라설 수 있었는지 그 저력을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MBK·영풍 측이 최근 공개매수가를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하면서 최 회장 측이 주당 80만원으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필요 자금은 총 1조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에 최 회장 측은 대항 공개매수 카드를 비롯해 자금 조달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MBK와 장형진 고문은 약탈적 인수합병(M&A) 선언 이후 그들의 검은 속내를 공공연하게 드러내 왔다"면서 "시기까지 특정해 7~8년 뒤 고려아연을 시장에 내놓겠다며 국가기간산업을 상품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틈만 나면 매각을 이야기하면서 한편으론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 전문성, 경영 능력이 필요한 미래 사업을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고 한다"며 "여기에 배당금을 2만5000원까지 올리겠다며 온갖 감언이설로 투자자와 시장, 그리고 언론과 국민을 속이고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장악한 고려아연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며 "적자를 메우고 투기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고려아연의 핵심 자산은 물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산까지 무차별적으로 훼손할 것"이라고 했다. 울산 등 지역사회는 물론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진과 협력사, 국내 정치권, 그리고 미국과 호주의 정·재계에서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위기를 기회 삼아 더욱 건실하고 단단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드린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산업 발전을 위해 또한 친환경 에너지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묵묵하게 우리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IT부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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