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솥비빔밥은 우리 문화유산'…중국 1000개 매장서 대놓고 판다

중국, '돌솥비빔밥' 무형유산 지정 논란
1000개 넘은 체인점서도 관련 내용 홍보
외교부 “역사 왜곡, 단호하게 대응하겠다”

돌솥비빔밥을 대표 메뉴로 장사하고 있는 중국 프랜차이즈 '미춘'의 광고판. [사진출처=서경덕 교수팀]

한국의 전통 음식 중 하나인 돌솥비빔밥이 3년 전 중국의 성급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전역에서는 이미 이 사실을 홍보하며 돌솥비빔밥을 팔고 있는 체인점 매장 수가 1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주 큰 논란이 된 이후 많은 제보를 받았는데 그중 돌솥비빔밥을 대표 메뉴로 장사하고 있는 중국 프랜차이즈 '미춘'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서 교수에 따르면 해당 프랜차이즈는 이미 중국 전역에서 매장 수가 1000개를 돌파했고 매장 안에는 '조선족 비물질 문화유산'으로 홍보하고 있다. 매장에서는 한 여성이 한복을 입고 돌솥비빔밥을 들고 있는 광고판을 사용하는데 "이는 한복이 중국의 한푸에서 유래했다는 억지 주장을 뒷받침하는 듯했다"고 서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예전부터 김치, 삼계탕 등 한국의 전통 음식을 중국의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쳐 왔는데 돌솥비빔밥까지 체인점을 만들어 홍보하는 건 선을 넘었다”고 분노했다. 특히 “중국에 관광 온 외국인들이 자칫 돌솥비빔밥을 중국 음식으로 오해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의 전통 음식을 전 세계에 올바르게 알리기 위한 다국어 영상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중국 지린성 정부는 2021년 돌솥비빔밥 조리법을 ‘조선족 돌솥비빔밥 제작 기예(조리 기술)’라는 항목으로 지역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시켰다. 이에 우리 정부는 '중국의 역사 왜곡 시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20일 외교부는 “역사 문제가 우리 정체성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이라는 인식 하에 중국 측의 역사 왜곡 시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한다”라고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이번 지린성 조치를 포함해 우리 문화정체성과 관련된 사안이 양국 국민 간 우호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중 측에도 필요한 노력 지속을 촉구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슈&트렌드팀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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