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죽인다'…'가장 위험한 새' 노력 끝 부화 성공한 영국

화식조, 영국 조류 동물원에서 부화
"번식을 위해 25년간 노력한 결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멸종위기 분류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새로 알려진 화식조(火食鳥)가 영국의 한 조류 동물원에서 부화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글로스터셔주에 있는 버드랜드 사육사들이 거대하면서 날지 못하는 이 새의 번식을 위해 25년 넘게 노력한 결과"라며 부화 소식을 알렸다. 사육사 알리스터 킨은 "이 작은 새끼와의 첫 만남은 매우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25년 넘게 노력한 결과 영국에서 처음 태어난 화식조. [이미지출처=BBC]

새끼 화식조는 네덜란드 아비파우나 조류 공원에서 온 수컷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출신 암컷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 새는 유럽 멸종위기종 보전 프로그램을 위해 지난 2012년 버드랜드에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화식조는 특정한 환경 조건에서만 번식해 사육 상태에선 개체 수를 늘리기 어렵다고 한다. 이번 부화는 유럽에서 올해 네 번째이며, 영국에선 202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호주 북동부의 열대 우림에서 주로 서식하는 화식조는 현존하는 조류 중 타조 다음으로 무겁다. 암컷 무게가 70㎏, 수컷은 55㎏ 정도이며 키는 1.8~2m에 달한다. 종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뾰족한 부리를 가진 작은 머리와 닭 볏 같은 살덩이가 달린 푸른 피부의 긴 목, 검은 털로 뒤덮인 몸과 긴 다리, 뭉뚝한 발가락과 날카로운 발톱을 지니고 있다. 목의 피부가 일부 붉게 드러나 마치 불덩이를 삼키고 있는 것 같다는 데서 화식조라는 이름이 붙었다.

화식조는 울창한 삼림을 시속 50㎞로 달릴 정도로 재빠르고 1.5m 높이까지 뛰어오를 수 있으며 수영도 잘한다. 게다가 단검과 같은 10㎝ 길이의 막강한 발톱을 지녔으며, 위협을 받을 때 공격적인 행동을 보여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새'로 불린다. 이 발톱에 한 번만 걷어차여도 치명상을 입는다고 한다. 다만 서식지 파괴 등의 영향으로 현재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앞서 화식조의 공격으로 사람이 사망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지난 2019년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농장에서 75세 남성이 키우던 화식조로부터 공격받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먹이를 주다가 넘어져 변을 당했으며,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플로리다주에서 화식조는 ‘사람에게 위험을 줄 2급 야생동물’로 분류된다. 이는 악어, 구름무늬 표범 등과 같은 등급이다.

이슈&트렌드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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