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지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후분양 아파트 시공 시 시스템 에어컨, 붙박이 가구 등 옵션(추가선택품목)을 일괄 설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8일 SH공사에 따르면 현재 공사가 후분양(건축 공정 90% 시점)하는 아파트에는 옵션 일괄 설치가 불가능하다. 벽체 배관, 도배, 마감 등과 함께 공사 초기에 설치해야 하는 시스템에어컨이나 건축 공정 70% 내외 시점에 설치하는 붙박이 가구 등이 대표적 사례다.
SH공사는 “후분양 시점을 기준으로 준공까지 약 4개월이 남아 있는데, 이 기간에는 수분양자 선정, 자재 발주, 옵션 설치에 따른 후속마감 공정 등을 해야 해서 옵션을 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SH공사는 전체 분양주택을 후분양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분양자들은 옵션을 미리 선택하지 못하고 준공 이후 개별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SH공사는 “고품질 공공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소비자의 호응도가 높은 옵션은 일괄 설치해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국토부에 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SH공사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공공주택의 감리비를 현실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통해 적정 대가를 제공하는 공정한 발주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것이다. 현재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공공주택은 공공주택 감리비 편성 기준(기본형 건축비)보다 적은 민간공사 기준 감리비를 편성 중이다. SH공사는 “지난해 3월 발주한 강동구 ‘고덕강일3단지’ 건설사업관리용역(감리) 발주금액이 159억원이었는데,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 감리비용은 19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부실시공 문제 해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후분양제가 확산돼야 함에도 제도 미비로 후분양제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고품질 공공주택 공급과 소비자 만족도 제고를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