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구본규 최고경영자(CEO)가 대표 부임 3년 만에 공식 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일 인베스터 데이에 참석해 회사 비전과 사업 추진 현황을 직접 소개한 것이다. 2021년 말 그룹 모태인 LS전선 CEO가 되기 전부터 미국 수주 경험을 쌓았던 그는 사장이 된지 3년 만에 미국 내 최대 해저케이블 사업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미 버지니아 해저케이블 양산 체계 구축과 함께 국내 증권시장 상장, 대한전선과의 기술 분쟁, 국내외 빅테크(거대기술 기업)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솔루션 수주 등이 구본규호의 과제로 거론된다.
구본규 LS전선 최고경영자(CEO) 사장.[사진제공=LS전선]
구 대표는 첫 공개석상에서 LS전선 국내 증시 상장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미래만 밝다고 당장 상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아주 먼 미래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주식시장 상황이 투자자 성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 것인데, 업계에선 사업 모델을 구축한 뒤 자회사 구조 개편을 망설이지 않는 구 대표의 추진력을 고려하면 LS전선 상장도 시간 문제라는 평가가 많다. 자회사들의 최근 일년간 주가 상승률(LS에코에너지 139.9%, LS마린솔루션 45.7%, LS일렉트릭 48.4%)을 보더라고 전력선 수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구 대표가 주력하는 시장은 미국이다. 2028년부터 미 해저케이블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2027년 공장 준공 후 2028년부터 제품 양산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 해저케이블 사업자가 돼 자회사 LS에코에너지의 베트남, 유럽 사업과 시너지를 낸다는 복안이다. 구 대표는 '저인망식'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고 했다. 미 버지니아 주정부로부터 공장 착공 허가를 따내면서 4800만달러(약 640억원) 규모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받았다. 또 미 정부에서 9900만달러(약 1325억원) 규모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지원금도 받았다. 구 대표는 "몇 달 전 미 상·하원 의원을 만나면서 왜 LS전선이 미국에 도움이 되는지, 연방정부·주·시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소개했다.
구 대표는 회사 대표 제품인 버스덕트 확대도 진두지휘하고 있다. 버스덕트는 금속 케이스 안에 판형 도체를 넣어 전력을 공급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공장, IDC 등 대용량 전력을 공급할 때 전선 대신 쓴다. IDC에서 버스덕트를 쓰면 전선 대비 전력 소모량을 30%가량 줄일 수 있다.
LS전선은 지난해 말부터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 얼티엄셀즈 3공장 납품 ▲스텔란티스 전기차(EV) 배터리 합작사 '넥스트에너지' 캐나다 배터리 공장 납품 ▲멕시코 버스덕트 공장 착공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가 늘면서 전력 소모량이 기존 데이터센터의 5~10배로 늘어난 점도 버스덕트 사업에 호재다. 기존 전력 케이블만으로는 전력 충당이 어려워 버스덕트 수요가 늘고 있다. 당장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등 신공장이 착공될 예정이다.
구 대표는 지난 2021년 말 LS전선 CEO, 2022년 말엔 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지난해 5월 LS전선이 아시아 최대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공장을 강원도 동해시에 준공하면서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당시 구 대표는 '대세 상승기'라는 단어를 쓰며 전력 산업 트렌드에 밝다는 점을 드러냈다. 그는 HVDC 전문 공장이 준공되자 "에너지 전환 시대, 전력산업의 대세 상승기에 성장가속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