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로 풀어내는 생과 사, 삶의 성찰…수행하는 예술가 황란

황란 작가, 예술평론가 리차드 바인과 아트토크
29일까지 소피텔 서울 1층서 특별展

뉴욕과 서울을 기반으로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황란 작가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황란 작가 특별 전시 - 1층 웰컴 로비. [사진제공 =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서울 송파구 소피텔앰배서더서울은 개관 3주년을 기념해 오는 29일까지 1층 웰컴 로비에서 황 작가의 대표작 3점을 선보인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작인 '샹들리에 시리즈' 중 조선시대 왕비가 쓰던 가체와 샹들리에가 얽힌 빛과 화려함을 담아낸 '시크릿 뷰티'(Secret Beauty·감춰진 아름다움), 삶에서 느끼는 절정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매화 시리즈' 중 '비커밍 어게인'(Becoming Again), 그리고 재해석하고 왜곡시킨 건축물 이미지로 인간의 욕망과 허상을 표현한 '기와 시리즈'를 대표하는 '더 레드 윈드'(The Red Wind·붉은 바람) 등이 관객과 만난다.

'단추 아티스트'로 잘 알려진 작가는 일상적 재료이자 작은 소품인 단추를 스펙터클한 건축물과 형상으로 진화시킨 새로운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미국 뉴욕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해 뉴욕 퀸스 미술관, 브루클린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인 그는 유럽과 아랍에미리트, 아시아 주요국들에서 전시를 열며 전 세계 미술계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부산 출생의 작가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30대 후반, 뉴욕으로 유학을 떠났다. 1997년 SVA에 입학해 뉴욕 생활 중 마주한 2001년 9·11 테러는 이후 작품 활동의 큰 전환점이 됐다. 삶과 죽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인생의 불확실성이 작가의 내면을 뒤흔들었다. 당시 학비를 벌기 위해 의류 회사에서 자수 도안을 그리며 아르바이트 중이던 작가는 뉴욕의 플리마켓에서 개당 1달러 하는 실뭉치, 5달러어치의 형형색색 단추 더미를 보며 작품 소재를 발견했다고 회상한다.

지난 3일 예술평론가 리차드 바인과 황란 작가가 함께 한 아트토크 현장.[사진제공 = 소피텔앰배서더서울]

아르바이트하던 회사에 쌓여있던 단추 재고를 구한 작가는 그렇게 단추를 활용한 작업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그의 작품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소재가 됐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 기간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생을 다한 사람들을 위한 위로이자 애도의 목소리를 반영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미술 매거진 '아트 인 아메리카' 전 편집장이자 예술 평론가 리차드 바인과 황 작가가 함께한 아트토크도 진행됐다.

인간 삶 속 화려하고 아름다운 찰나를 상징적 이미지로 형상화해 온 황 작가는 지난 2004년 미국 한인미술인지원단체 알재단(AHL Foundation)의 설립을 기념한 현대 미술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뉴욕 휴스턴미술관과 브루클린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아부다비 왕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영구 소장된 작가는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 를 비롯한 다수의 개인 컬렉터가 작품을 소장해 화제가 됐다. 2021년엔 페이스북 뉴욕에서 전시를 개최해 주목받았다.

2021년 소피텔서울 개관과 함께 로비에 전시된 '더 시크릿 서브라임'(The Secret Sublime·숨겨진 숭고함)의 작가이기도 하다.

문화스포츠팀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