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교기자
운용자산(AUM) 1600조원이 넘는 '큰손'인 미국의 자산운용사 누빈이 국내외 부동산이 바닥을 지났다고 진단하며 국내 부동산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누빈이 주최한 '실물자산 기자간담회'에서 숀 리스 누빈 리얼이스테이트 미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2년간 전 세계 부동산 가치가 급격히 하락했으나 현재는 저점을 찍고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 부동산 시장은 조만간 좋은 투자 시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이며,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동산이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누빈의 부동산 및 실물자산 글로벌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좋은 투자처 중 대표적인 곳은 국내 오피스 시장이었다. 숀 리스 CIO는 "글로벌 침체기에도 한국 시장은 (하락에서 벗어난)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누빈은 도심권역(CBD)의 우량 매물을 인수하는 등 국내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 최근엔 김앤장법률사무소 등이 입주한 정동빌딩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는 중이다. 또한 2019년 남양주, 2020년 의왕, 지난해 고양의 물류센터를 잇따라 사들이는 등 국내 물류센터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누빈은 미국교직원연금기금(TIAA) 산하의 자산운용사다. AUM이 1조2000억달러(약 1600조원)에 달한다. 전 세계 32개국, 1300여곳의 기관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부동산과 함께 국내 시장에서 들여다보는 또 다른 핵심 투자 자산은 인프라이다. 2022년 SK디앤디와 태양광 발전 합작법인(JV)을 설립해 투자를 진행해왔다. 비프 오소 누빈 인프라스트럭처 글로벌 대표는 "인프라에 투자할 때는 교통, 에너지 전환, 환경 및 사회 인프라 등 주요 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며 한국의 태양광 프로젝트는 이런 사례 중 하나"라며 "한국의 넷제로(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재호 한국기관 대표는 "누빈은 태양광뿐만 아니라 육상 풍력, 해상 풍력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현재 5명인 서울 사무소 직원을 3명 더 충원해서 국내 기관투자가와 교류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