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이세령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화물연대 조합원을 모욕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미나 경남 창원특례시의회 의원이 항소심에서 “죄송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제1형사부(이주연 부장판사, 곽리찬·석동우 판사)는 22일 오후 김 의원의 모욕죄 혐의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검찰은 1심에서 징역 3개월의 선고유예를 받은 김 의원에게 1심과 같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김 의원은 이태원 참사 유족과 화물연대 등에 경멸적 감정을 담아 여러 차례 악의적 표현을 했고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유가족을 모욕하는 글을 올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겪은 정신적 고통과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직 시의원이란 공적 지위에 있는데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회적 현안에 대한 비판과 관계없는 경멸적 표현을 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도 했다.
“수사 단계부터 1심, 항소심까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 측 변호인은 “김 의원이 반성하며 뉘우치고 있고 사건 이후 언행을 되돌아보고 조심하면서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피해 회복에 대한 부분은 민사소송에서 적정한 손해배상액이 나오면 변제할 계획”이라고 변론했다.
김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깊이 반성하고 있고 앞으로도 언행을 조심하겠다.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2022년 12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태원 참사에 관한 ‘막말’ 게시글과 화물연대 조합원 비하하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그해 11월 벌어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꽃같이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 “자식 팔아 장사한단 소리 나온다”, “나라 구하다 죽었냐”, “민주당 저것들은 노란리본 한 8~9년 우려먹고 이제 깜장 리본 달고 얼마나 우려먹을까?”, “시체팔이 족속들”이라고 했다.
화물연대에 대해서는 “겁도 없이 나라에 반기 드는 가당찮은 또XX들”, “빌어먹게 생겨가꼬” 등의 글을 적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 종료 후 김 의원은 검지와 약지를 편 손 모양을 취한 채 법정동을 나섰다. “누구에게 죄송하다고 한 거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주체가 필요합니까”라는 답을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모두 종결하기로 했다. 김 의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 15일 오후 2시 30분께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