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 AMD가 서버 제조업체 ZT시스템스를 인수한다.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를 추격하기 위한 행보다.
AMD는 19일(현지시간) ZT시스템스를 49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비용의 75%는 현금, 나머지 25%는 주식으로 거래된다. AMD는 2분기 기준으로 53억4000만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뉴저지주에 위치한 ZT시스템스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 기업을 위해 서버 컴퓨터를 제조하는 비상장 기업이다. 향후 AMD의 AI 칩을 장착하는 데이터 센터 솔루션 비즈니스 그룹에 속해 AMD가 개발하는 AI 칩 성능을 테스트하게 된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를 통해 데이터 센터 AI 시스템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며 "최신 AI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보다 신속하게 테스트하고 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인수절차는 내년 상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 CEO는 AMD가 델 테크놀리지, HP엔터프라이즈 등 고객과 경쟁하고자 하는 생각은 없다며 인수 후 12~18개월 내 ZT시스템스의 제조 부문을 매각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아직 잠재적 협상 후보군은 없다고 CNBC는 전했다. 다만 1000명 상당의 엔지니어는 그대로 남게 된다.
이번 인수는 글로벌 AI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를 겨냥한 결정으로 분석되고 있다. 웰스파고, 도이체 방크 등 월가 분석가들은 이번 인수를 통해 AMD의 서버 및 AI 데이터 센터 역량을 키우고 엔비디아에 맞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MD는 엔비디아에 이어 AI칩 시장에서 2위를 차지, 가장 대항마에 가까운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는 무려 80%대인 엔비디아와의 격차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앞서 AMD가 지난달 핀란드 스타트업 사일로AI를 인수한 것 역시 엔비디아 추격을 위한 몸집 부풀리기 일환으로 평가됐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AMD 주가는 ZT시스템스 인수 소식에 4%이상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