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새 수장에 치폴레 CEO…주가 24%대 폭등

실적 부진에 내러시먼 CEO 17개월 만 퇴임
치폴레 주가 800% 띄운 니콜 CEO 지휘봉

'커피 제국' 스타벅스가 새 사령탑으로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 멕시칸 그릴의 브라이언 니콜 최고경영자(CEO)를 택했다. 지난해 3월부터 스타벅스를 이끌어왔던 랙스먼 내러시먼 CEO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취임 17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깜짝 CEO 교체 소식에 스타벅스 주가는 24% 이상 폭등했다.

스타벅스는 13일(현지시간) 내러시먼 CEO의 사임 소식을 전하며 니콜 치폴레 CEO를 차기 스타벅스 CEO 겸 이사회 집행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취임 일자는 9월 9일이며 그때까진 레이첼 루게리 스타벅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임시 CEO직을 수행한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스타벅스가 17개월 만에 사령탑을 갈아치운 배경에는 고물가와 불매운동 여파로 인한 매출 부진이 있다. 특히 스타벅스는 지난해 10월 터진 가자지구 전쟁 국면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이스라엘군과 정부에 자금을 댄다는 의혹이 확산하면서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분기 전 세계 스타벅스 동일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으며, 본거지인 북미 시장 매출도 2%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러시먼 CEO 취임 이후 스타벅스 주가가 전날까지 20% 넘게 떨어졌다고 전했다.

반면 새 사령탑으로 부임하는 니콜 신임 CEO는 2018년부터 치폴레를 이끌어 오며 성공적인 경영 혁신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치폴레를 이끄는 동안 기업 이익은 약 7배 늘었으며, 주가는 약 800% 상승했다고 스타벅스는 설명했다. 멜로디 홉슨 현 스타벅스 이사회 의장은 "브라이언의 경이로운 이력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며 "그는 풍부한 경험을 지녔고 혁신 및 성장을 주도하는 입증된 경력을 가진 문화 전달자"라고 평가했다.

'커피 황제'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도 "브라이언의 리더십에 오랜 기간 감탄해왔다"며 "그가 갈림길에 서 있는 스타벅스에 필요한 리더라고 믿는다. 그를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도 CEO 교체 소식을 환영했다. 엘리엇은 이날 성명을 내 "우리는 지난 두 달간 스타벅스 이사회와 함께 회사의 주요 이슈에 대해 논의했고, 오늘 발표가 그 혁신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며 "니콜의 선임을 환영하고 이사회와 지속해서 협력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WSJ는 엘리엇을 비롯한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최근 스타벅스 지분을 사들이며 사측에 주가 부양을 위한 경영 혁신을 압박해왔다고 보도 한 바 있다. 그러나 홉슨 의장은 니콜 신임 CEO의 임명이 행동주의 투자자들과의 논의를 반영한 결정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스타벅스 CEO 교체 소식에 시장은 환호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타벅스의 주가는 전장 대비 24.50% 급등한 95.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회사가 1992년 시장에 진출한 이래 가장 큰 일일 상승률이다. 이날 시가총액 증가분만 200억달러를 넘는다고 WSJ은 조명했다. 반면 하루아침에 유능한 수장을 잃을 처지에 놓인 치폴레 주가는 7.5% 하락했다.

국제부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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