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년 마을 자취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천연기념물 지정 예고

오랜 영욕의 세월 함께한 역사적 가치 인정

전북 군산시의 역사를 함께 해온 노거수(老巨樹)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가 국가지정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됐다.

7일 군산시에 따르면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에서 오래된 자연물인 노거수가 갖는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우리나라 고유의 생활과 깊은 연관성, 우수한 규모와 아름다운 모양, 마을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군산 하제마을은 군산시 옥서면 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마을로 1900년대 초부터 간척사업으로 섬에서 육지가 된 곳이다. 이 마을은 한때 2000여 명이 거주할 정도로 큰 마을을 이뤘지만, 군사시설이 들어서며 마을 주민들이 떠나 현재는 팽나무만이 홀로 마을을 지키고 있다.

9일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된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사진제공=군산시]

2020년 한국임업진흥원의 수령 조사 결과, 이 나무는 2020년 537(±50)살로 측정됐다. 나이테로 수령을 확인한 팽나무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규모는 나무 높이 20m·가슴높이 둘레 7.5m로 생육 상태가 우수하다. 장대한 외형을 자랑하며, 수형이 매우 아름답다.

하제마을 팽나무는 마을에 항구가 생기고 기차가 들어서며 번성하던 모습부터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며 사라져간 지금까지 한자리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런 뛰어난 역사적 가치 덕에 2021년 6월에 먼저 전북자치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30일간 예고 기간 의견을 수렴한 후 자연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한편 군산시는 군산의 자연과 역사를 확인할 국가 유산발굴·보존에 국비 확보와 관련 조례 제정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번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는 팽나무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진 시민분들과 각계각층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라며 "군산시는 앞으로도 팽나무와 자연유산의 보존·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김건완 기자 yach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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