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0일 김건희 여사 12시간 대면조사…김 여사 측'사실대로 진술'(종합)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제3의 장소로 소환해 대면 조사를 실시했다.

검찰은 김 여사가 고발당한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동시에 조사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측은 "사실 그대로 진술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각각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전날 김 여사를 서울중앙지검 관할 내의 정부 보안청사로 소환해 대면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여사의 피고발 사건과 관련해 출석을 요구했고, 협의 결과 경호와 안전상의 이유로 당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관할 내의 정부 보안청사로 소환해 대면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김 여사를 검찰로 소환해 조사하지 못한 것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전날 오후 1시30분께부터 이날 새벽 1시20분께까지 약 12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검찰은 앞서 김 여사 측에 보낸 서면질의서에 대한 김 여사 측 답변을 토대로 대면조사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여사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가방 수수 사실을 인지한 시점'도 확인했는지 등 구체적인 조사 내용에 대해 검찰은 함구했다.

김 여사의 변호인인 최지우 변호사는 "김 여사는 성실히 조사에 임해 사실 그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나 명품백 수수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를 대면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것은 약 4년 전인 2020년 4월이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였던 2021년 12월과 지난해 두 차례 김 여사에게 서면 질의서를 보냈으나 필요한 수준의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품백 수수 사건은 지난해 12월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가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을 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올해 5월 초 이원석 검찰총장의 지시로 전담 수사팀이 꾸려지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었다.

두 사건 모두 나머지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가 이미 마무리된 만큼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마지막으로 곧 최종 처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는 걸 금지하는 규정이 있을 뿐, 그 같은 수수 금지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의 배우자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 다만 배우자의 ‘수수 금지 금품’ 수수 사실을 알고도 지체 없이 서면 신고하지 않은 공직자를 처벌하는 조항이 있다.

검찰이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기소할 수는 없는 상황인 만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관계를 어떤 식으로 어디까지 공개할지, 그리고 윤 대통령이 고발된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회부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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