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정인턴
'음주 뺑소니'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트로트 가수 김호중(32)의 첫 재판이 열렸다. 해당 재판장에는 김호중의 모친을 사칭한 여성이 등장해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최민혜 판사)은 오후 2시 30분부터 특정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범인도피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호중의 1차 공판을 열었다고 밝혔다. 1차 공판은 시작된 지 약 12분 만에 마무리됐다.
이날 검은색 정장을 입은 김호중은 다리를 절뚝거리며 법정에 출석했다. 변호인은 "사건 기록 복사와 열람을 다 마치지 못했다"며 "다음 기일에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광득 소속사 대표와 본부장 전 씨 등은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법정에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호중을 보기 위해 수많은 팬이 몰렸다. 심지어는 자신을 김호중의 모친이라고 주장하는 인물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애(김호중)가 잘못한 게 맞다"라면서도 "애가 겁이 많아서 그렇다.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YTN의 취재에 따르면, 이날 김호중의 모친은 법정을 찾아오지 않았고, 매체와 인터뷰를 한 인물은 김호중의 모친을 사칭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호중의 팬들은 재판이 열리기 전까지 탄원서 제출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에 대해 110건이 넘는 탄원서가 제출됐다고 밝혔다. 탄원서 대부분은 "김호중의 선처를 호소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의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내고 도주했다. 도주 후 김호중은 소속사 직원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하고 자신의 휴대전화 3대를 압수한 경찰에게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는 등 여러 차례 범행을 숨기기도 했다.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던 김호중은 사고 열흘 만에 범행을 시인했다. 예정되어 있던 콘서트 일정을 마친 뒤였다. 경찰은 음주운전 혐의를 포함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지만 기소 단계에서 음주운전 혐의는 빠졌다. 역추산만으로는 음주 수치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고 이후 술을 더 마셔서 음주운전 혐의를 벗는 이른바 '술 타기' 수법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이를 가중 처벌하는 '김호중 방지법'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