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 사고 13% 더 냈다…피해자 중상 비율도 높아

보험개발원 작년 자동차보험 자료
65세 미만 비해 손해율 4%P ↑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율이 65세 미만 운전자보다 1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작년 자동차보험에 가입된 주피보험자 기준 65세 이상 운전자의 계약 건수는 258만6338건, 사고 건수는 11만8287건으로 사고율은 4.57%였다. 이에 반해 65세 미만 운전자의 사고율은 4.04%(계약 건수 1828만7065건, 사고 건수 73만9902건)로 더 낮았다. 65세 이상 운전자 사고율은 65세 미만의 1.13배로 13% 더 높았다.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는 피해자 수도 더 많았고, 사고 심도를 나타내는 사고 피해자의 중상 비율 또한 더 높았다. 65세 미만 운전자가 낸 사고의 평균 피해자 수는 1.96명이었으나, 65세 이상 운전자 사고 평균 피해자 수는 2.63명이었다. 또 65세 미만 운전자가 낸 사고의 피해자(145만1078명) 중 부상등급 1~11급에 해당하는 중상자와 사망자를 합친 비율은 7.67%였지만,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의 피해자(31만532명) 중 중상자와 사망자를 합친 비율은 8.72%였다.

고령 운전자의 사고 빈도와 심도가 더 높게 나타남에 따라 보험사의 손해율도 고령 운전자의 경우가 더 높았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중 사고가 생겨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에 대한 손해율은 80.2%로, 65세 미만 운전자(76.3%)보다 4%P 가까이 높았다. 운전자의 평균 사고가액(손해액/사고 건수)도 65세 이상 운전자가 더 많았다. 65세 미만 운전자의 평균 사고가액은 446만6566원이었으나, 65세 이상 운전자의 평균 사고가액은 481만2659원이었다.

한편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부터 교통사고 위험도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80세 이상부터는 사고 위험도가 가파르게 높아진다고 분석을 내놓았다. 고령 운전 문제는 지난 1일 밤 일어난 시청역 역주행 사고의 운전자 나이가 68세로 밝혀진 뒤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러한 가운데 고령 운전자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6일 오전 9시20분쯤 서울 용산구 서계동 한 주유소 앞에서 80대 남성 A씨가 몰던 경차가 행인 2명을 들이받았다. A씨가 몰던 차는 서울역에서 남영역 방향으로 가는 편도 3차선 도로 3차로에서 주유소 앞 인도 쪽으로 방향을 틀어 행인 1명을 친 뒤 20m 안팎을 이동해 또 다른 행인 1명을 친 다음 근처 벽을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차에 치인 행인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운전 중 행인을 치어 다치게 하고도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7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B씨(77·여)를 수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B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34분쯤 인천시 서구 불로동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50대 남성을 치어 다치게 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편도 3차로 도로의 2차로에서 직진하다가 횡단보도 근처에서 도로를 건너던 이 남성을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남성은 이 사고로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입원 치료 중이다. 신고받은 경찰은 추적에 나서 범행 4시간 만인 2일 오전 1시30분쯤 주거지에 있던 B씨를 긴급 체포했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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