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정일웅기자
KAIST가 체내 신진에너지 대사 변화로 비만과 당뇨 등 대사성 질환을 제어할 방법을 제시했다.
KAIST는 의과학대학원 서재명 교수 연구팀과 생명과학과 임대식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로 대사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 연구팀은 지방세포를 지방세포 이전 단계인 줄기세포로 변화(탈분화)시켜 지방조직의 물리적 크기를 줄이는 등 체중을 감량하고, 지방세포의 활성화로 체내 신진에너지 대사 변화를 이끌어냄으로써 비만과 당뇨 등 대사성 질환을 제어하는 방법을 규명·제시했다.
지방조직은 식사 후 여분의 칼로리를 지방 형태로 저장하는 ‘저장고’ 역할과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 역할을 한다. 두 가지 역할 중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우리의 대사 체계는 무너져 비만과 당뇨 등 대사질환을 유발한다. 다만 그간에는 두 가지 기능을 조화롭게 관장하는 분자 수준의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공동 연구팀은 히포 신호전달체계의 얍타즈(YAP/TAZ) 단백질에 주목, 단백질의 지방세포 관련 기능을 규명했다. 식사 여부에 따라 지방조직 안에 있는 얍타즈 단백질의 활성상태가 변한다는 점, 단백질의 활성이 지방조직의 크기를 직접적으로 조절한다는 점, 에너지소비 및 포만감을 관장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의 생성에 얍타즈가 직접적으로 관여를 한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히포 신호전달체계는 다세포 생물의 조직과 신체 기관의 크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 내 신호전달체계를 말한다.
특히 공동연구팀은 생체 내 활성화된 얍타즈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라츠1/라츠2(LATS1/LATS2) 유전자를 생쥐의 지방세포에서 특이적으로 결손시켰을 때 지방세포 안에 있는 얍타즈의 지속적인 활성이 지방세포를 지방세포의 전구체, 즉 줄기세포와 같은 세포로 변화(탈분화)시키며 지방조직의 물리적 크기를 줄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탈분화를 통한 체지방 감소는 에너지소비에 집중된 갈색지방의 활성화 또는 운동 등 기존 방법과 차별되는 방법이다.
렙틴이라는 호르몬은 지방세포에서 만들어져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 핵심 대사체계 조절 호르몬으로 30년 전 처음으로 유전자 서열이 밝혀졌다. 하지만 어떻게 생성이 되는지와 분자 수준에서의 기전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1994년 렙틴의 유전자 서열을 밝힌 후 최초로 렙틴 발현의 전사 조절 기전(DNA로부터 RNA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조절하는 기전)을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또 연구결과를 통해 지방세포의 압타즈 활성을 증가시켜 혁신적 비만 대사질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의과학대학원·생명과학과 최성우 박사(현 버클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와 생명과학과 강주경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해 진행,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네이처 대사(Nature Metabolism)' 5월 29일자 온라인판에 연구 결과가 실렸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더연구자 지원사업과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해외우수과학자 유치사업, 카이스트 국제공동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