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안보고서]'금리상승기 재미 본 은행들…부메랑 될수도'

작년 은행 이자순이익 규모 34.2조원, 2010년 이후 최대
기업대출 증가 및 예대금리차 확대 등으로 대규모 이익
금리하락기에는 비용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2021년부터 이어진 금리 상승기에서 기업대출 및 예대금리차 확대를 이용해 큰 이익을 봤던 국내 은행들이 향후 금리 하락기에는 비용상승으로 인한 수익감소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이자순이익 규모는 34조2000억원으로 2010년 이후 금리상승기 중 최대수준을 기록했다.

2021년 이후 은행의 총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93%에 달하며 2010년 이후 장기평균인 87.8%를 크게 상회했다.

한은은 이번 금리 상승기에서 은행들이 기업대출 확대와 예대마진을 통해 이자순이익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금리 상승기에는 기업대출의 증가세가 뚜렷한 편인데 이번에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영업자금 수요가 증가했고, 고금리로 채권시장이 위축되면서 은행대출 수요가 늘었다는 평가다.

국내은행의 경우 대출 내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반면 예금은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것도 은행의 이자수익에 기여했다.

하지만 한은은 금리 상승기에 확대됐던 기업대출이 향후 대손비용 확대 등으로 은행의 비용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에도 금리상승기 기업대출 증가폭이 클수록 상승기 이후 수익성이 낮아졌는데, 이는 대출금리 하락 외에도 대출부실 등으로 인한 비용증가가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 하락으로 인한 예대금리차 하락도 은행의 수익감소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빠르게 하락하면서 은행의 예대금리차와 순이자마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수익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신규취급액 예대금리차가 작년 1분기 이후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예대금리차의 수익기여도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취약부문에서 발생하는 대손비용 및 예대금리차 축소 정도가 은행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대손충당금 적립 등 미래 부실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기간별 수익구조를 평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금융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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