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지 알아?'…길 막아 놓고 적반하장 中 사무총장

고위공무원 출신 APSCO 사무총장
논란 되자 사과문 올려

중국 베이징에서 불법 차량의 운전자가 외교관 면책특권을 앞세워 갑질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장이다. 이 차량 운전자는 아시아태평양우주협력기구(APSCO) 사무총장으로 중국 고위공무원 출신이다.

[이미지출처=엑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홍성신문 등은 외교관 번호판의 관용차가 불법 주차된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유치(58)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관용차에 남편과 반려견을 태운 채로 도로에 주차한 뒤 차량 이동을 거부했다.

왕복 2차로에서 수 분간 주차한 자신의 차량 때문에 정체를 겪은 시민들이 항의했지만 이동을 거부했다. 경찰을 향해선 "대사관 차량이 무엇인지 아느냐. 외교적 면책특권이 무엇인지 아느냐"며 욕설까지 했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웨이보에 "대사관 차량도 교통법규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국기를 단 대사 차량도 도로에 주차하거나 공공 통로를 점유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문제의 차량이 APSCO 명의로 등록돼 있음을 확인하고 유 사무총장에게 벌금을 부과했다. 차량에 있던 반려견에 대한 적절한 등록이 없다는 사실도 확인해 조처할 계획이다.

논란이 일자 유 사무총장은 "제가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국민 여러분께서도 진심으로 질책해 주셨다"며 "진지하게 반성한 뒤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문을 작성했다.

APSCO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우주 기술 및 응용 분야에서 다자간 협력을 촉진하는 베이징에 본사를 둔 정부 간 조직이다. 회원국은 중국, 방글라데시, 이란, 몽골, 파키스탄, 페루, 태국, 터키 등 8개다.

유 사무총장은 베이징항공우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중국과학원 원격탐사연구소 종합국장, 국방과학기술산업처장, 우주국 시스템공학부 차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 11월 임기 5년의 APSCO 사무총장으로 부임했다.

이슈&트렌드팀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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