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산 무기를 활용한 러시아 수도 공격에는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미국산 무기는) 우크라이나의 특정 목표물이 러시아의 국경을 넘나드는 공격을 받았을 경우 국경 근처에서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승인됐다"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크렘린궁은 물론 러시아 영토 200마일(약 320km) 안까지 타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확전을 방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제한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폴리티코, AP통신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하르키우를 방어하는 목적에 한해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무기를 통한 러시아 영토에 반격을 가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같은 미국의 무기 지원을 참전으로 간주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고가 걱정되느냐란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내가 그를 알고 지낸 40년 동안 내내 나를 우려스럽게 만들었다"며 "미국은 모스크바나 크렘린궁 공격이 아닌 국경에서 싸울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주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미국을 위시한 서방이 개입하는 확전을 초래할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미군이 한명도 참전하지 않고 무기만 지원하는 가운데 러시아군은 35만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푸틴 대통령) 독재자고, 공격을 계속하면서 자신의 조국을 단결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성추문 입막음 돈'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정한 재판을 받았다"면서 "그가 법치주의를 훼손하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기 불법 소유 혐의로 재판을 받는 차남 헌터에 대해선 어떤 판결이 나오든 인정하는 것은 물론 사면도 배제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오늘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단결됐다"며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고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저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