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재명 부패해도 팬덤, 국민의힘에 아르바이트 하러 와'

난장판 최악의 22대 국회 예고
"與, 선거 참패해 기죽어…전사가 없어졌다"
이재명·조국 의견도 국익 되면 받아들여야

홍준표 대구시장이 29일 여의도 정치권을 향해 "진영 논리가 지배하니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패해도 팬덤이 형성돼 있다. 국민들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모른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유명세를 이용해 의원 '아르바이트'를 하러 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좌와 우를 가르는 정치를 그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공군 호텔에서 열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정기세미나에서 이 대표가 '숭배의 대상'이 됐다면서 "22대 국회가 열리면 사상 최악의 난장판 국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정기세미나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정치 양극화가 22대 국회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한 이유로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 때문이다. 홍 시장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들어오고 이재명 대표도 훨훨 날고 있는데, 우리만 선거에 참패해서 전부 기가 죽어 쪼그라져 있다"면서 "국회 의석수도 21대보다 더 안 좋은 것으로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 전사가 없다"며 "우리 당에 있던 마지막 전사는 이재오·김문수·홍준표였다. 그 이후로 우리 당에는 전사가 없다"고 한탄했다.

전사가 없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당에서 정치인을 키우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민주당은 밑에서부터 커 올라가는 사람들"이라면서 "당원에서부터 크기 때문에 정치 시작할 때부터 충성도 등이 몸에 밴 상태지만 우리 당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어 "그냥 관료나 하다가 이름 하나 갖고 공천받고, 들어와서 국회의원은 그냥 아르바이트하는 것"이라면서 "유명세를 얻으면 영입이 돼 아르바이트하는 당이 된 지 오래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투쟁하다가 공격당해도 당 차원에서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보지 않았느냐"며 "개인의 이익만, 자기의 이익하고 배치되면 언제든지 배신하는 이익집단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런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되다 보니까 투쟁력이 없다"며 "당원들이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 우리가 지켜야" 이철우 경북도지사한테 통합 뒤 자리 양보

홍 시장은 좌파와 우파 진영논리의 대결 구도를 깨지 않고서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좌파든 우파든 정치하는 사람은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나라의 이익이 되고 국민의 이익이 된다면 좌파 정책도 수용해야 한다"고 했다. 또 "나라의 이익이 된다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입장도 받아주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의견도 받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홍 시장은 "지난 경선에서 아쉬움이 왜 없겠느냐"면서도 "우리가 뽑은 대통령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고 대통령을 곤경으로 몰아넣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시장 이후에는 대권에 출마할 뜻도 살짝 내비쳤다. 홍 시장은 "대구·경북 특별시를 만들면 두 광역 단체장 중에 한 사람은 다음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면서 "그래서 내가 이철우 경북도지사한테 '내 다음에 안 나갈게. 네가 다 해 먹어라'라고 말했더니 통합하겠다 했다"며 농담 섞인 말투로 말했다.

개원을 하루 앞둔 22대 국회의원들에게는 "하루를 살아도 당당하게 정치를 하라"고 당부했다.

정치부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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