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가해자, 판·검사도 보복하겠다 적어'

동료 수감자 증언
"1심 징역 12년 나오자 굉장히 억울해 해"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동료 수감자가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는 구체적인 탈옥 방법까지 이야기하며 피해자를 찾아가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27일 부산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이진재 부장판사)는 보복 협박 혐의로 기소된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이모씨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신문 절차를 시작했다. 앞서 이씨는 구치소 수감 중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를 찾아가 보복하겠다고 협박하고, 전 여자친구에게 협박 편지를 보낸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지난해 5월 22일 발생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 사진제공=피해자 측

이날 증인으로 유튜버 A씨와 B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지난해 초 이씨와 같은 구치소 감방에 수감됐었다.

화상으로 증인 신문에 나선 A씨는 "구치소 수감 중에 외부 병원을 다녀온 일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이씨가 병원 구조를 물어보고 출소하면 병원에 열쇠가 꼽힌 오토바이를 준비해달라고 했다"며 "수시로 피해자 빌라 이름을 말하며 탈옥해 찾아가 죽여버린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이씨가 피해자 때문에 1심에서 상해 사건이 아닌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이나 받았다고 말하며 굉장히 억울해했다"며 "피해자의 언론플레이 때문에 자신이 중형을 선고받았는데 유튜브 방송으로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씨가 피해자가 이렇게 언론플레이하다가는 언제 어디서 죽을지 모른다고 말했다"며 "이씨가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줘 더는 사건이 공론화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협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A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씨는 자신의 수첩에 보복 대상을 적어두기도 했다. A씨는 "돌려차기 피해자뿐만 아니라 1심을 선고한 판사, 검사, 전 여자친구 등 보복 대상이 적혀 있었고, 이를 찢어서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증인인 B씨도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이씨는 보복 혐의를 부인했다. 이씨는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동료 수감자들이 유튜브 수익을 위해 입을 맞추고 거짓된 진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는 "유튜브 구독자 때문이 아니라 어떻게든 형량을 줄이려고 하는 이씨가 제대로 처벌받고 피해자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 구치소 내에 있었던 일을 유튜브 방송에서 말하게 됐다"고 반박했다.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는 취재진에 "검사와 판사 이름까지 종이에 적어놨다는 것은 나에 대한 보복이 아니라 국민을 향한 보복"이라며 "구치소 동료들에게 허세로 자신을 보복하겠고 말한 줄 알았는데 구체적으로 오토바이까지 준비해달라고 했다는 것에 놀랍다"고 말했다.

기획취재부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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