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서울 지하철 4호선에 이어 7호선에도 의자 없는 객실이 생긴다. 16일부터 출근 시간대에 열차 한 칸이 의자 없이 운행되는 것이다.
15일 서울교통공사는 출근 시간대 혼잡도 완화를 위해 서울 지하철 7호선도 열차 1개 칸의 객실 의자를 제거해 의자 없는 객실로 시범 운행한다고 밝혔다. 공사는 지하철 4호선 혼잡도가 지난해 4분기 166.2%를 기록하자 이를 줄이기 위해 열차 1개당 한 칸을 의자 없이 운행하고 있는데, 이를 7호선으로 확대 도입하기로 했다.
7호선의 경우, 평일 오전 8시께 어린이대공원역을 지나는 열차가 가장 혼잡하다. 이 시간대를 전후로 한 열차가 의자 없이 운행된다. 공사는 7호선 열차 한 편당 1칸(네 번째 또는 다섯 번째 칸)의 7인석 의자는 제거하되 노약자 등 교통약자가 이용하는 교통약자용 12석은 지금과 같이 유지한다고 밝혔다.
공사는 시민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의자 없는 객실'에 지지대, 손잡이, 등받이 등 설비를 추가로 설치했다. 또 안내방송 실시 및 전동차 출입문 안내 스티커 부착을 통해 관련 정보를 알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앞서 의자 없는 객실을 이용한 4호선 이용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7호선 열차 내부 벽면에는 디자인(랩핑)을 추가했다. 이는 4호선 이용객들이 '객실에 의자가 사라지니 공간이 다소 썰렁한 느낌을 준다'는 반응을 보인 데 대한 조처다. 디자인은 '7호선을 타고 즐기는 서울 여행'을 주제로 한 풍경을 담았다.
공사는 운행 초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직원이 직접 7호선에 탑승해 안전을 살피고 시범 운행 모니터링과 혼잡도 개선 효과성 검증을 마친 뒤 다른 노선으로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지난 1월 시작한 4호선 시범 운행은 방학 기간 등과 겹쳐 정확한 혼잡도 개선 효과를 검증하기 어려웠다.
안창규 서울교통공사 차량본부장은 "7호선 객실의자 제거 시범 운행은 혼잡도를 개선하기 위한 단기 대책"이라며 "열차 증회 운행을 포함한 다양한 노력으로 시민들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하철 4호선과 7호선 열차 1칸의 최고 혼잡도(2023년 3분기 기준)는 각각 193.4%, 164.2%다. 혼잡도란 열차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탑승했는지를 알려주는 수치로, 실제 승차 인원을 승차 정원으로 나눈 값이다. 혼잡도는 여유(80% 이하), 보통(80~130%), 주의(130~150%), 혼잡(150% 이상)으로 나뉜다. 공사는 객실 의자 제거 시범사업을 통해 4·7호선 열차 1칸의 최고 혼잡도가 각각 153.4%, 130.1%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