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지난 6일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의대생 최모씨(25)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피해자 A씨의 장례식이 10일 엄수됐다. A씨의 장례식은 "조용히 보내고 싶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빈소 없이 치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쯤 서울 서초구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최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A씨는 최씨와 중학교 동창으로 만나 한때 교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로 서울 모 의과대학에 다니는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한 말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계획 범행임을 인정하면서도 오랫동안 계획해온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범행 2시간 전 경기 화성의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하고, 범행 직후 옷을 갈아입는 등 미리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8일 살인 혐의로 최씨를 구속한 경찰은 10일 최씨의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하고자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3시간여 동안 최씨를 면담했다. 프로파일러는 사건과 관련한 구체적 진술을 끌어내기 위해 최씨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그가 그간 조사 과정에서 내놓은 진술의 진위도 검증하는 등 범행 동기 파악에 주력했다. 다만 이날 함께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던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는 시간 관계 등 여러 이유로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면담 결과를 바탕으로 최씨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실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최씨 및 주변인 진술과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통해 구체적 범행 경위를 파악해 구속기간 만료 전인 다음 주 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최씨의 신상 공개는 하지 않기로 했다. 최씨 신상이 공개될 경우 피해자의 신원까지 알려질 수 있다는 유족 측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 씨가 재학 중인 대학은 그에 대해 내부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